코로나가 가져다준 트렌드 중 하나는 '정리', '버리기'이다.
집콕하다 보니 눈에 거슬리는 물건들을 정리해야겠다고 맘먹었거나, 바이러스의 유행이 탄소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에 기인한다는 인식이 생겼거나, 경제활동의 제한으로 수입이 줄었거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삶의 군더더기를 털어내는 일에 많은 이들이 동참하는 분위기다.
소비 중심의 사회에서 절약과 절제가 미덕이 되는 사회로 이행하는가 보다 싶다.
나 역시 트렌드에 발 빠르게 편승했다. 몇 년째 손이 가지 않던 옷, 여기저기서 받았던 사은품, 아이들이 어렸을 때 쓰던 문구류, 자리만 차지하던 그릇 등을 추려내 일부는 중고거래 앱에서 팔고 일부는 버렸다. 거기서 생겨난 수익으로 집안 개보수를 하는 성과를 누리기도 했다.
이제는 더 이상 버릴 것, 치울 것이 없다고 느끼던 순간, 여전히 집안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열심히 팔 걷어붙이고 정리하던 내 발걸음을 몇 시간이고 묶어두던 물건들이다.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차근차근 들여다보면서 혼자 씩 웃는 추억을 끄집어내게 하던 녀석들이다.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의 신애라가 봤다면 "추억은 사진으로 남기시고 다 버리세요~"라고 했을 것이다. 평생 갖고 살아도 절대 필요 없을 것 같지만 버리자니 참 애매하고 아깝다. 다락방이 있으니 이고 살지, 집이라도 줄여서 이사를 간다면 제일 먼저 처분을 고민하게 될 것들이다.
버리지는 않았으나 이미 버려지고 잊힌 것들...
그들을 사진과 글로 남기는 작업을 하려 한다. 언젠가 헤어질 때가 되었을 때, 이미 충분히 씹고 뜯도 맛보고 즐겼기에 아쉽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