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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경 Apr 01. 2018

자기혐오가 나를 갉아먹을 때.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으나, 그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요즘 들어 자주 방송이나 언론에서 등장하는 단어인 자존감, 자기혐오, 마인드 컨트롤 등 심리에 관련된 용어들이 심심찮게 들리고 보이는 때다. 무엇이 이렇게 '나'란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 걸까? 그건 아마도 우리네의 어딘가 이상해진 사회구조와 팍팍하고 고단한 삶의 현실로 인해 '나'라는 존재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데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그만큼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나의 마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만큼 이 답답한 현실을 해쳐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공부가 될 테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자존감만큼이나 화제가 되고 있는 단어인 자기혐오가 있다. 대게 자존감이 낮아진 사람들이 스스로의 부족함에 대해서 인정하지 못하는 생각으로 발전해서 결국엔 자기 스스로를 싫어하고 미워하게 되는 감정으로 빠지는 단계인 자기혐오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왜 자기혐오에 빠질까?


소위 자존감이 많이 낮은 사람들로부터 이 감정은 나오게 된다. '나는 왜 이럴까.' '좀 더 잘하고 싶은데..'부터 시작해서, '이런 못난 놈.' '멍청한 놈 같으니 겨우 그거 하나 제대로 못해서 쩔쩔매냐?'며 스스로에게 자학과도 같이 몰아 부치며 평가절하 및 공격을 하게 되는 양상이 주된 편이다. 본인이 추구하는 이상이 기준치나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거나, 바라는 바에 함량 미달인 자신의 기량이 너무나 한없이 낮고 의미 없어 보일 때 이러한 감정은 조금씩 극대화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금의 내 모습을 인정 안 하고 자신의 꿈 혹은 이상-그것도 말도 안 되게 너무나 높고 현실 불가능한-을 꿈꾸고 현실을 약간 등한시하는 경우일 때 자기혐오가 강해질 위험이 높다. 자존감이 높은 이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부족함만이 너무 강하게 부각이 되어서 시작이 되는 것이기에 그 부족함이 마치 채워지지 않는 독처럼 갈증이 심하기에 좀 더, 좀 더 하는 욕심을 내다보니 그런 경우가 생기는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또한 어렸을 적에 있었던 트라우마나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고 있을 때, 자기혐오가 생길 수 있다. 실례로, 김창옥 교수가 세바시 강연에서 이야기했던 심리치료사의 사례에서 이야기를 빌리도록 하겠다. [어렸을 적 악몽으로 인해서 야밤에 일어나 도망치다가 한강에 빠졌다. 어머니와 남동생은 너무 놀라 나를 구하러 뒤 쫓아오다가, 어머니가 나를 구했다. 그 뒤로 이상한 일이 생긴 것 같아 그해 굿을 했고, 우리 가족이 여름에 바닷가에 갔을 때 남동생이 물에 빠져 그만 익사해버리고 말았다. 그 후로 난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동생을 죽게 한 나쁜 것이라는 꼬리표가 내 안에서 나를 괴롭혔다. 그렇게 나에 대한 자기혐오는 시작되었었다.] 그 사연을 발표하면서 김창옥 교수는 본인 마음속에 있는 그때의 울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네 잘못 아니다, 네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다. 그동안 너무 고생했다.'며 다독여주고 안아주라고 했단다. 그리고 충분히 쌓인 감정을 풀면서 울어야 한다고를 덧붙이면서. 그제야 비로소 그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사연의 주인공은 지금은 수영장을 갈 수 있는 용기를 조금씩 내게 되어서 스스로를 치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기혐오에 대해선 방도가 없을까?


거의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해결에 대한 의지가 너무나 없거나 의지조차 안 가지려 한다는 게 맹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이기에 힘든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주변을 둘러보고 나의 수준과 현실을 직시하면 의외로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즉, 자기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혐오는 그 순간 또 자기의 무력감이 더해져 또 다른 혐오감이 파생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또한 정신적인 병의 한 종류이기에, 성급하게 해결하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내가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 그러면 어떤 게 필요할까? 가 아니라, 쟤는 되는데 왜 나는 안될까? 이런 내가 싫어 젠장.]으로 귀결이 되며 그것이 무한 반복되기 때문에 해결의 방도가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본디 각자의 특성과 개성, 본인들이 갖고 있는 역량과 자질이 다 재각각 다르다. 내가 잘하는 것을 남이 못할 수 있고, 남이 잘하는 걸 내가 못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다 인정하고 나의 부족함이 느껴졌다면 잘하는 게 뭘까를 고민해 봐야 한다. 그저 나의 못난 부분이 10% 있다 해서 나머지 90%까지의 가능성이나 잘함을 무시할 필요가 굳이 있을까? 그것 또한 지독히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 적 성향이 기반에 깔린 감정이어서가 아닐까. 나의 못남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정말 자신 있는 나머지에 더 집중하는데에도 필요한 우리네의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그만큼 빠졌다간 자기 자신을 너무나 심하게 갉아먹는 암 같은 것이 바로 자기혐오인 것이다.


이젠 그런 나의 못나고 모난 이미지를 놓아주도록 하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렇게 상처투성이이고 부족함 투성이지만 그런 나도 끌어안아주며 사랑해주도록 하자. 그간 너무 고생 많았다고 말이다. 그리고 내가 처한 현실에만 눈을 돌리지 말고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인정하자. 그래야 내가 어떻게 이 인생을 해쳐 나갈 것인지가 보이게 될 것이다.   


마치며.. 


솔직히 말하면 자기혐오엔 답이 없다. 그저 본인 스스로가 각성하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나 다 그렇듯이 그저 안 좋은 감정에 사로잡혀 있으면 자기 스스로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그 감정을 즐기고 있음을, 그러면서 주변의 가족들과 지인들을 지치게 하지는 않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 바란다. 나를 인정하고 내가 지금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잘하는 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보라.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주어진 건 시간 외에는 조물주께선 허락한 게 없음을 절실히 깨닫고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 마음이 만든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열쇠를 필히 찾길 바란다.



(참고 영상) 김수영 작가의 마음 감옥 탈출하기 강연 영상

https://youtu.be/yBV-CLlFtMI


(참고 영상) 세바시-김창옥 교수의 상처와 열등감으로부터 자유로워 지기

https://youtu.be/jiJ5 hNAxI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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