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중
기다림처럼 힘든 것도 드물다
그 기다림이 길면 길수록
그리고 막연하면 막연할수록
기약이 있는 기다림이라면
그나마 쉽겠지만
기약이 없는 기다림이라면 어떨까
그래서 특별한 사람들만 그것을 해냈고
그러한 사람들을 우리는 존경한다
고대 그리스 다몬과 피디아스의 우정
사형수인 친구를 위해
가족에게 인사를 다녀온다는
피디아스를 대신하여 감옥에서 기다려준 다몬
배려와 존중을 지켜준 루소와 밀레의 우정
만종의 화가 밀레는 초기 인정받지 못해
그림이 팔리지 않아 가난하게 살 때
친구의 자존심을 세워주려고
다른 사람의 부탁이라며 그림을 구매해 준 루소
이렇게 훌륭했던 우정이
말년의 사소한 실수로 깨져버린 우정도 있다
작가 에밀 졸라와 화가 폴 세잔은
어릴 적부터 서로를 존경하는 친구였다.
파리에서의 작품 활동이나 교류에서도
서로에게 배우고 영감을 받았지만
에밀이 세잔을 평가할 때
'사산된 재능'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세잔이 들었다.
이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화풍을
이해하지 못한 평가였지만
너무 가슴 아픈 말이었다.
이로써 둘은 영원히 헤어졌다
적과 동지
절친과 남남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떤 면에서 보면
기다림은
절친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같다
상대의 마음을 기다려 주는 것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다 알 수 없지만
가끔은 믿어주고
가끔은 인정도 해주면서
기약 없는 그를 향해 기다려 주는 것
그 기다림이
절친도 만들면서
행복의 그물망을
촘촘히 짜는 것 같다
윤 정 현
다 알 수는 없어. 다 말할 수도 없어.
그래도 너를 믿어. 우리는 친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