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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에타 Mar 25. 2021

이제 안녕, 여보

이혼한 그대에게 쓰는 편지

 그래, 우린 한때는 행복했고 아이도 낳았지

그 아이는 하루하루 잘 자라고 있어.


당신 자신이 아빠가 될 자격이 없다는 걸 낱낱이 주장하면서 그렇게 자신을 깎아내리고


나에게 준 그 소정의 생활비와 빚이 대부분인 당신 자신에 대한 나의 책임을 물어준 대가,


결혼준비할 때 들었던 딱 그만큼, 어쩌면 조금 더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나와 당신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기회비용이라 생각할게


결혼이라는 족쇄를 풀어내는 비용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내가 잃을 뻔했던 것들에 대한 대가라면


마땅히 당신에게 지급할게,

내 앞에, 그리고 나와 당신 앞에 새롭게 펼쳐진 미래에 대한 새로운 방향이 나타났어.


이젠 안녕, 공식적으로 전남편이 된걸 축하해.

보란듯이 싱글맘으로, 나 자신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거 똑똑히 보여줄게.


당신은 당신 모자란거 하루하루 증명하든지 아님 아니란걸 증명하든지 어쨌든 당신 자신으로 잘 살아. 난 나의 인생을 살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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