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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안녕

소중했던 내 사람아 이젠 안녕

by 피스타치오 재이





"안녕 난 잘 지내 너도 잘 지내지? 헤어진 지 오래되었는데도 서로를 기억하고 하는가를 보니 정말 좋은 사람 만났다는 생각이 드네.

답장을 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정리가 필요한 것 같아서 남길게.

헤어진 후 우리는 엇갈렸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온 것 같아.

너를 만났던 시간 너무 행복했고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난 이미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했고 지금은 아이 아빠 기도해 그리고 지금이 가장 해복하고.

너도 나와의 기억 좋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고마워.

하지만 너도 이제 너의 행복 찾아서 새로운 장을 펼쳐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

안녕 고마웠어. 행복하고 잘 지내"


내가 달려야 하는 삶이 있고

그가 지나갈 삶이 있다.

우리는 그저 그 교차점에서 우연히 한번 마주쳤을 뿐인지도 몰라.

가야 할 길이 다른데 지나치지 않고는 그 길을 갈 수 없는 그런 교차점에서 서로가 맞물렸었던 거야.

우리는 그때 같은 길을 걸어갈 동반자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아니 그런 동반자라고 믿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순간이 만들어낸 인연이었던 것 같아.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못 볼 사람들인데..

나는 그때 그 운명을 믿지 못했고

지금은 그 끈을 놓지 못했다.

미련 같은 거...

갈 길이 다른 사람들이다.

같은 길을 걸어갈 사람을 발견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문득 든 생각.




문자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연락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생각이었다. 그의 배려심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그냥 고마웠다. 모든 게. 고맙다는 텍스트로 모든 마음을 다 담지 못할 만큼.

안녕 내 사랑.

이제는 다른 사람의 사랑이 되어버린 사람.

그렇게 곱게 접어서 가슴 한편에 보관해야지.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모두 내가 버렸다. 우주가 집중하던 그 순간이, 나는 그것이 아무렇게나 오는 줄 알았다. 우리의 첫 만남처럼.

이제는 후련해야 한다.

더 이상 찾아다니거나, 일말의 가능성 따윈 남겨놓지 않아도 되니까.

와.. 어떻게 이런 사람을 만났지? 내가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했나 봐. 싶은 정도의 사람이었다. 그 사람과의 연이 끝났을때, 그때는 미련이란 게 허무할 정도로 없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었다. 그렇게 쉽게 끝내버려 놓고는 몇 년을 미련에 발목이 잡혔더랬다. 내가 바보인 건지, 바보 같은 운명의 흐름에 놀아난 건지. 운명의 흐름에 휩싸일 수가 있다더라. 그러면 지금까지 쌓아놓은 거 다 버리고 택하게 된단다. 그게 운명의 흐름이다. 이것은 과연 내가 조심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니 받아들여야 하는 것 일까.


생각보다 후련하고 개운하다.

그리고 아주 많이 고마웠다. 연락을 해주고 정리를 해준 것이. 그런 아이니까. 그런 이쁜 아이를 만났다는 게 고마웠다. 가장 이쁜 순간에, 가장 힘든 순간에, 가장 못된 순간에 만났다. 더 나중에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었다. 그때도 느끼고 잇었던 거겠지. 나는 이 친구의 진심을, 삶을 담을 준비가 안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그렇게 엇갈렸다. 만났지만 다시 엇갈렸다. 만나는 순간이란 그렇게 중요하다.

축복해 주고 싶다. 그의 행복을.

친구로서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아마 안될 거야. 예전의 보여줬던 애정과 관심은 그 자리였기에 가능한 거였지. 다른 자리에 가면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거잖아. 그렇다면 안 되겠지. 그 자리가.

요즘 자각의 시기인가. 눈을 뜨고 있다. 점점 내 자리를 이성적으로 보게 되고,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설계랄까. 상반기와는 또 다른 느낌의 하반기가 펼쳐질 것 같아. 더 좋은 사람들, 더 많은 사람들 만나면서 더 좋은 길로 나를 인도하려고 할 것 같아. 그리고 나는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될 것이야. 나의 미래를 위해서. 정말로 내가 바라던 것들을 위해서.

너와의 인연은 정말 여기까지 인가보다. 다른 자리로 이동도 힘들겠지. 누구를 위해서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려 하나. 그런 거 필요 없지.


아쉬워?

아니 안 아쉬워. 만났을 때 원 없이 할 만큼 했어. 그럼 무엇을 바라고 연락을 한 거니? 다시 만날 기회가 나에게 주어질까에 대해 궁금했어. 그것에 대한 답을 받았어. 욕심을 내서 연락한 건 아니었으니까 괜찮아. 서로에게 그 시절 고마웠던 사람이라고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걸로 된 거야. 이제. 이제 어디에다 그 사람을 포지셔닝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았으니까 괜찮다.




"답장해줘서 고마워.

궁금했어. 지금의 너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서..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잘 지낸다니 잘되었다. 좋은 사람 만났을 것 같아 좋은 가정 꾸렸을 것 같고.

연락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좋은 모습으로 남기면 될 것 같아.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잘 살길 바랄게.

안녕 나 역시 고마웠어. 고마웠다는 말밖에는 없다는 게 아쉬울 만큼. 잘 지내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할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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