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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 Oct 24. 2021

여행의 마지막 날은 야경과 함께

유럽 여행기 10 : 프랑스 파리

프랑스 파리, 몽마르뜨 언덕

파리의 거리를 조금만 걸어도 도시가 잘 정비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쭉쭉 뻗은 거리에는 비슷한 양식의 건물들이 줄을 서듯 가지런히 세워져 있었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큰길들이 쭉 뻗어 있어 계획된 도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해가 거리를 내리쬐는 낮에 카페 테이블에는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거나 담배를 피우고 수다를 떠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골목마다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밤이 되면 노란 가로등이 켜지며 밤바다의 색깔처럼 파랗게 어두워지는 하늘과 대비되어 반 고흐의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테라스' 작품을 실제로 보는 듯했다.


몽마르뜨 언덕


프랑스 파리, 몽마르뜨 언덕

해질 무렵 파리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몽마르뜨 언덕으로 향했다. 지하철 역에서 빠져나와 언덕길을 따라 걸었다. 정갈하게 나있던 도로와 건물들은 온데간데없고 좁고 굽이진 골목길이 우리를 기다렸다. 예쁜 레스토랑과 카페가 참 많았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 파리는 계획도시로 변화하며 새로운 도로가 만들어지고 기존에 있던 건물들을 새롭게 세웠다. 변화하는 파리에서 쫓겨난 빈민들과 예술가들은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는 이곳 몽마르뜨 언덕에 모이게 된다. 


많은 예술가가 살다 보니 몽마르뜨 언덕은 예술가들이 만든 분위기로 바뀌며 아름다운 곳으로 변화한다. 관광객들이 찾아오자 예쁜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들어섰다. 광장에는 그림이나 골동품을 판매하고 초상화를 그려주는 예술가들로 넘쳤다. 광장 앞의 계단에는 사람들이 앉아 파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계단 중턱에서는 누군가 바이올린을 켜고 공 돌리기를 하며 솜씨를 뽀내고 있었다. 몽마르뜨 언덕에서 많은 예술가들과 함께 아름다운 음악을 배경 삼아 파리의 분위기에 취할 수 있었다.


개선문


프랑스 파리, 개선문

명품샵이 줄지어 있는 화려한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개선문을 향해 걸었다. 그 길의 끝에는 개선문이 우뚝 서 있었다. 개선문에서 시작된 큰 길들은 멀리까지 뻗어 있었다. 개선문은 생각했던 것보다 커서 계단을 통해 옥상까지 오르면 파리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힘겹게 계단을 올라 개선문 위에 다다르자 파리의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졌다. 모나게 높은 건물 하나 없이 길을 따라 가지런히 서 있는 건물들 사이로 우뚝 솟아 있는 에펠탑이 보였다. 



에펠탑


프랑스 파리, 에펠탑

에펠탑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간이었지만 밤길을 걸었다. 생각보다 멀었고 결국 길을 잃고 말았다. 막내는 지나가던 사람에게 길을 물었고 멋있게 정장을 차려입은 프랑스인은 친절하게 길을 알려 주었다. 심지어 자신을 따라오라며 직접 길을 안내해주기까지 했다. 파리에서 인종차별을 자주 당했던 우리에게는 천사 같은 사람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친절한 안내로 금방 에펠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에펠탑은 파리 시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개선문 위에서, 몽마르뜨 언덕에서, 거리를 걸으면서 높이 솟아 있는 에펠탑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멀리서 보는 에펠탑만큼이나 가까이에서 보는 에펠탑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파리의 거리와 건물들이 에펠탑과 어우러져 아름답고 진정한 '파리'를 완성했다.


도시의 야경을 보며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은 배낭여행의 클라이맥스이다. 멍하니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을 보고 있으면 지금까지 여행하며 느꼈던 것들을 자연스럽게 돌이켜볼 수 있게 된다. 아름다운 야경과 음악이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파리의 야경은 3주간의 일정을 다시 돌이켜 보며 감상에 빠지기에 딱 좋은 낭만을 갖고 있었다.


서울


21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파리에서 인천으로 향했다. 강남역에 도착하여 공항버스에서 내리자 비로소 실감이 났다. 높은 빌딩과 빨간 좌석버스들이 서울의 밤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글로벌 챌린져 프로젝트 발표를 마친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수업을 듣고 다 같이 학식을 먹으며 언제 유럽에 있었냐는 듯 말이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문득문득 유럽에서의 우리가 떠올랐다. 추억을 돌이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다. 그 추억들이 나를 다시금 여행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서점에 들러 여행 안내서를 들춰보고 여행 수필을 샀다. 또 어떤 새로운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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