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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Apr 07. 2019

PAY IF FORWARD를 시작하며...


내게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지극히 이기심에 발로 하여 시작한 일이었다.

누군가를 도우면서 그저 내가 필요한 존재임을 인식하는

딱 그 정도로만 돕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처럼 부담되는 행위로 이어지지 않아야만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곤 했다.

그런 식으로 나는 조금 뒤에서 캄보디아를 오가곤 했다.

다섯 번째 캄보디아를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구에 70억 명이 모두 제각기 각자의 스토리가 있겠지만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는 발전된 사회에서 접하기 힘든 스토리가 있다.


과거 우리 아버지 세대가 그러했듯이 어렵게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며 돈을 벌어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는..

땅이 없고 집이 없으며 돈이 없는 이들에게 공부는 유일하게 삶을 지탱해 주는 희망 같은 것이다.

씻기에도 힘든 물을 마시고 아파도 병원에도 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공부는 물이 되고 쌀이 되며 집이되기도 하는 그런 마법지팡이 같은 것이다.

나 또한 공부라는 마법지팡이 덕분에 가난이란 힘든 골짜기를 지나 집을 짓고 가족을 꾸릴 수 있었다.

그렇게 누군가에게서 받은 마법지팡이를 이제 이곳 아이들에게 다시 나눠 주려고 한다.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다시 다른 아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그런 일을 해 나가려 한다.

이는 선행이 아니라 아마도 내가 존재하는 이유 그 자체이고

그분이 나를 세상에 보낸 궁극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꽤나 오랜 시간 이것이 내 소명인지 아닌지를 천천히 그리고 올바르게 찾아나가려고 한다.


그리 대단하고 멋진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름의 방식으로 희망을 색칠해 나가겠다.

부끄럽지만 그런 마음을 담아 오늘을 기억하련다.


2018. 12. 30 @vine ret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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