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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 羊肉串_양로우촬

by Kwan Aug 27. 2024


꼬치를 의미하는 촬(串)은 촨(串)을 얼(儿)화하여 발음한다. 글자의 생김이 그대로 꼬치를 말한다. 


양로촬(羊肉串, 양꼬치 구이)은 신장(新疆)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전한다.


양을 목축하여 기르는 중국의 서북부다. 양도 소와 같은 운명이라, 털을, 가죽을, 고기를, 장기를 사람에게 내어준다. 부드러운 고기는 특유의 비린내로 호불호를 가른다. 익숙치 않은 우리에겐 더 그러하나 대부분의 중국인들에겐 역하지 않아 보인다.


고추와 쯔란으로 양념한다. 누린내를 잡고 감칠맛을 더하기 위함이다. 양고기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고소함을 쯔란의 향과 같이 즐기는 음식이다. 


보통의 촬(串) 집에는 양고기 외에도 다양한 꼬치 요리가 즐비하다. 닭의 여러 부위와 소, 돼지, 몇몇 해산물과 버섯, 야채들을 똑같이 꼬치에 꿰어선 고추나 향신료를 더해 먹는다. 양고기만이라면 물릴 테지만, 다른 재료와 같이 하니 고르는 재미도, 먹는 재미도 함께 있다.  


‘양꼬치에 칭다오’는 농담이 아니다. 치킨엔 맥주인 것처럼, 양꼬치는 맥주와 함께한다.


개인적으론 하얼빈 맥주를 곁들인다. 칭다오보다 살짝은 싱거운 맛이 오히려 양로촬과 더 어울린다. 자칫 부담스러울 양고기의 느끼함과 향료의 자극을 씻어내듯 덜어준다. 깔끔해진 입은 다시 양로촬을 찾는다. 


한 여름, 길가에는 노점이 가득하다. 당연히 꼬치 요리가 중심이다. 꼬치를 굽는 향긋한 냄새는 길가는 행인을 자연히 붙든다. 플라스틱 의자에 반쯤 쭈그려 앉아 양로촬을 베어 문다. 시끌시끌 이야기가 맥주와 함께 오간다. 양고기를, 야채, 버섯을 꿰었던 꼬챙이만 가지런히 쌓인다. 몇 개나 먹었나 새어보는 재미까지 있어, 네가 더 먹었니, 내가 더 먹었니, 농이 오간다. 양로촬은 야식이고, 길거리 음식이고, 술안주며 농지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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