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을 선호하는 우리에겐 이미 대중적이다. 3분 요리로도 나와있으니 누구나 좋아할 보편성을 담보한다. 얼굴에 곰보 자국(麻)이 있는 노파(婆)가 만들었다는 유래 마저 익숙한, 마풔도우푸(麻婆豆腐)다.
노파는 청두(成都) 완푸치아오(万福桥)의 노점, 천싱성판푸(陈兴盛饭铺)의 여사장으로 남편의 성을 따라 천마풔(陈麻婆)라 불렸다. 완푸치아오 부근은 몸을 써 밥을 벌어먹는 이들이 많았는데, 특히 기름을 나르는 지게꾼이 많아, 노포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쉬었다 가곤 했다. 본래 두부 요리에 일가견이 있었던 천마풔는 기름에 고기와 두부를 볶고 매운맛을 더해 마풔도우푸를 선보였고, 인기를 얻자 가게명도 천마풔도우푸띠엔(陈麻婆豆腐店)으로 바꿨다. 청나라 시절, 1862년의 일이다.
세월에 따라 입맛은 달라져 그 조리법도 변해왔는데, 두 번의 큰 변화가 있었다 전한다.
애초 천마풔는 돼지고기가 아닌 소고기를 사용했다. 기름을 두르고 고추를 넣어 볶다, 소고기, 또우츠(豆豉), 두부를 연이어 넣고, 마지막에 산초를 더해 얼얼한 맛을 더하는 방식이다. 소고기를 먹지 못하는 이를 위해 돼지고기로 바꿨다고도 하나 정확친 않고, 아마도 고기의 고소함은 돼지고기가 제일이라 그랬겠거니 추측한다.
다음의 변화는 두반장(豆瓣酱)이다. 매콤 짭자름한 두반장은 특유의 향과 함께 오늘날 마풔도우푸의 맛을 완성했다. 이제 기름은 땅콩기름을 쓰며, 파, 마늘, 생강, 간장 등의 조미료와 함께, 전분을 살짝 풀어 조금은 걸죽해졌다. 1960년대에 생긴 변화다. 지금의 마풔도우푸다.
매콤 짭잘을 기본으로 산초가 더해져 살짝 얼얼하다. 두부는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으로 으깨지며 넘어간다. 강한 양념과 대비되어 두부 특유의 담백함과 부드러움은 더 도드라진다. 단단한 두부보다 연한 식감의 두부가 어울린다. 매콤함 속 잘게 갈아넣은 돼지고기는 고소함을 더한다. 아삭한 파도 같이 있어 심심치 않다.
매운 요리는 맛이 강해 뾰족하다. 그 날카로움을 두부가 달래니, 매운 맛이 흐물흐물 해졌다. 오래 씹지 않으니 매운 자극은 덜하다. 길게 머물지 않는다. 양념 뿐이라면 너무 강하고, 두부만이라면 싱거울, 그 둘이 서로 보완하니 만족스러울 조합이다.
한 술을 떠 하얀 밥위에 올려 비벼 먹는다. 보들보들 매콤하고 탱글탱글 고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