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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wan Sep 16. 2024

[民] 식자재를 다시보다

중국의 식자재는 14억을 부양한다.


양(量)은 중국의 자랑이니 넓은 땅에 다양한 산물이 남은 어쩌면 당연하다. 폭넓은 기후대는 우리의 땅에서 보기 어려운 야채와 과일을 생산한다. 오독오독 씹히는 지에란(芥兰)과 썰어놓으면 별처럼 예쁜 오크라(秋葵)는 아열대의 산물이어서 중국 화남지역에서 난다. 엄청난 크기 덕에 '바다 해(海)'가 붙은 호수에선 민물의 물고기와 게, 새우, 가재가 바다의 것만큼 크고, 멀리 서쪽의 신장(新藏)에선 하미과(哈密瓜)가, 남쪽 하이난(海南)에선 400여종의 열대 과일이 열린다. 모두 우리에겐 없고, 중국엔 있는 것들이다.


양을 넘어 질(質)도 다시 본다.


'질 좋은 중국산'은 '값 비싼 껌 값'처럼 우리에겐 상반되나, 현지의 경험은 다르다. 신선한 야채는 우리의 것에 뒤지지 않고, 과일의 당도는 우리의 것을 오히려 넘어선다.


가지는 다소 질긴 껍질과 물컹한 속이 대비되는 식감에 호불호가 나뉜다. 중국은 가지를 활용한 요리가 많다. 가지를 볶고 굽고, 튀겨서도 먹는다. 중국의 것을 보고 가지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 크기도 크고 속도 알찬데 물도 많다. 흐물흐물 흐트러지지 않고, 터질 듯 고소한 향을 더한다. 노란 속은 고구마의 그것 마냥 식감도 맛도 닮았다. 이름은 같은 다른 야채가 아닌가 과장하여 생각했다.


오이꽃(黄瓜花)도 있다. 노란 꽃이 어린 오이에 붙어있다. 간장, 고추, 생강 등을 넣어 볶아 먹는데, 어린 오이가 주는 식감을 처음 알았다. 오이 특유의 아삭함이 새끼 손가락보다 작은 어린 몸통에 옹골차게 담겼다. 오이도 그 종이 다양한데, 그마저 미처 자리기 전, 꽃을 단 어린 오이까지 찾아 먹으니, 재료를 대하고 즐기는 질이 다르다.


과일의 당도는 비교 조차 어렵다. 종자의 개량일지 지역의 기후와 땅의 비옥함이 원인일지는 모르나 결과로서 산출되어 시장에서 접하는 과일은 향도 맛도 진하디 진하다. 이상할 정도로 달아, 우리의 과일이 억울할 지경이다.


우리의 것을 비하함은 아니나, 우리가 중국산에 가진 보편적 통념이 오해일 수 있음은 사실이다. 우리가 접한 중국산 산물은 수출, 수입상의 이익이 전제된 질 낮은 제품이 다수다.


가격이 변수다. 가격은 정확히 상품의 질과 비례한다. 사회주의 체제와 걸맞지 않은 중국의 실정은 이처럼 자본주의적이다. 같은 수박이어도 가격이 비싸면 그만큼 더 달고 맛있다. 농산물 역시 신선도나 위생 측면에서 산물의 질은 가격에 비례한다. 정직하다. 싼 가격의 중국산이라면 질은 떨어진다. 우리가 수입하는 것들이 그렇다. 비싸고 질 좋은 산물은 현지에서 소비된다. 중국의 식자재를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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