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풔도우푸(麻婆豆腐)와는 동일한 선상에서 정확히 반대편에 위치한다.
바닥을 덮은 걸죽한 국물에 두부가 담겼다. 두부의 모양새와 질감은 대동소이하고, 그 외의 것은 모두 상반된다. 돼지고기가 아닌 새우, 가리비 등의 해산물을, 두반장과 마라(麻辣)가 아닌 계란과 육수로 소스의 맛을 냄이 다르다.
유사한 모양새지만 양념의 재료와 맛이 다르니, 동일한 먹거리의, 다른 맛(Flavor) 형제처럼도 보인다.
국물은 걸죽한데, 닭육수를 기본으로 계란과 해산물의 향이 살짝 묻어있다. 그래서 이름도 해산물(海鲜) 향이 흩날리는(飘香) 두부(豆腐)요리다.
계란은 흰자만을 쓰는데, 노른자 특유의 텁텁하고 진한 맛이 전체의 담백함을 해칠까 우려함이다.
네모낳게 정직하게 잘린 두부는 흐물흐물, 부드럽다. 입안에서 자연히 으깨져 뭉게지면 담백한 두부의 고소함은 잔향이 짙어진다. 아삭아삭 씹히는 파가 있고, 탱글한 새우와 조개의 살이 숨어있다. 각각의 식감이 다르니 골라 떠먹는 재미를 더한다.
양념이 과하지 않아 간이 세지 않으니, 요리만으로 즐기기도 족하다. 밥과 반찬이 아닌 온전히 하나의 음식으로 대하니, 간소하고 충직하다. 두부는 밥처럼 온기를 품어 배를 채우고, 국물은 진득하니 무겁다. 곁들어진 해산물은 맛의 변이를 더한다. 한 솥에 담긴 내용물이 부산한듯 정직하다. 한 그릇의 죽처럼, 겨울철 따뜻한 스튜와 스프처럼, 뾰족하지 않은 순한 맛의 연한 두부는 마음을 달랜다.
두부같은 마음은 약한 마음만을 의미함이 아니다. 어떤 재료와도 부딪히지 않고, 맛과 향을 양보하되 본연의 맛과 질감은 잊지 않는 성질이 있다. 두부에게 마음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