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나을 것 같은 봄날 / 무릎
물을 엎지른 조카가
베란다로 부리나케 뛰어간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햇님한테 마르려고" 베란다 창살 그림자를 피해
젖은 옷소매를
꽃가지처럼 내어 놓는 조카
저릴 법도 한데 끝끝내 버티고 있다
나는 그 옆에 조용히 앉아
왼팔을 가만히 들어본다
내 몸에서 가장 높아질 수 있고, 가장 낮아질 수 있는 무릎처럼. 인생도 높고 낮은 때가 있구나, 깨달으며 살아갑니다. 유명한 시인까지는 아득해, 유망한 시인이라도 되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