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요가란? 음과 양의 조화를 통해 정신과 육체를 통제하여 삼매에 이른다는 훈련법을 말한다. 인간의 육체는 인간의 참자아(atman)를 담고 있는 그릇으로서 육체는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육체를 잘 연마하고 이용해야만 참자아가 본래의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다.
하타요가는 다른 요가와 달리 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하타요가 수업 시, 요가실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하고 고요하다. 한 동작을 완성하기까지 수시로 변하는 몸과 마음을 살펴보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이기에, 하타요가를 애정하는 사람들이 모일수록 요가실에 고요함이 가득하다.
그러나 정적인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경우라면 유지하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거나 버티기를 힘들어하기도 한다. ‘힘들어 죽겠는데 계속 가만히 있는 것 힘드네요. 하타요가는 나랑 안 맞나 봐요’ 라며 수련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는 익숙하거나 자신의 기질 또는 성향과 맞으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불편하다 여기는 경향이 있다. 나랑 맞는 사람과 대화는 좋고, 그렇지 않으면 불편하다.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은 좋은 음식이며, 그렇지 않으면 먹는 내내 불편하다.
요가에서도 다양한 동작들이 있듯이 각자가 좋아하는 동작도 다르다. 하타요가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자세를 할 때는 5분을 유지하는 것도 체감상 짧다. 특히 몸이 풀리면서 시원하다고 느껴지는 자세들이라면 더더욱 머물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좋아하는 동작만 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요가수업에서 매번 선호하는 동작만 하지는 않는다. 난이도 있는 동작들을 할 때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근육의 힘보다 더 많은 근력을 사용하게 되면서 호흡이 가빠지고 힘들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 보통 나랑 맞지 않으니 포기하거나, 맞고 안 맞음과 상관없이 그 순간을 받아들이거나 둘 중 하나로 우리의 태도를 선택한다.
하타요가로 지구력 키우기
아는 지인과 러닝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지인은 전문가라고 해도 무색할 만큼 달리는 자세가 좋았으며, 모든 힘을 다하여 빠른 속도로 달렸다. 막상 달리고 1분 정도가 지나면 금세 가쁜 숨을 몰아치며 얼마 못 가서 멈추곤 했다. 한마디로 추진력은 좋았으나 지구력은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며, 무언가를 해내는 성공의 비결은 처음 시작의 반짝 내는 힘이 아닌 꾸준히 반복하는 힘에서 나온다. 이때, 꾸준히 반복하는 힘을 지구력이라고 한다. 지구력이 있어야 동작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추진력만 좋은 사람은 다양한 요가동작을 수월하게 시작하지만 갑자기 가빠지는 호흡과 조급해지는 마음에 자세를 빠르게 풀기도 한다. 다양한 동작을 경험은 했지만 완성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이처럼 초반에 시작은 수월하게 하지만 계속해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추진력보다 지구력일지 모른다. 한 동작을 5분 정도 유지한다고 할 때 자세를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할 수 있는 힘은 호흡을 고르게 잘 유지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나는 하타수련을 통해 그 힘을 길러간다. 우선 호흡을 고르게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의 호흡상태가 어떠한지 살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동작을 급하게 만들어간다면 호흡을 바라보는 순간을 놓치기가 쉽다. 완성된 동작을 바로 할 수 있음에도 급하지 않게 깊은 호흡을 마시고 내쉬며 천천히 동작의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
나아가다 보면 익숙하지 않고 버거운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그때 그 순간이 내게 맞고 안 맞음에 대한 생각을 비워내며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다양한 물구나무서기를 도전하면서 뒤로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들을 비우며 다시 동작을 반복해 나간다. 이 시간이 반복되다 보면 분명 전과 같은 상황임에도 여유 있게 그 순간을 받아들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누구나 어떤 것의 열정을 가져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열정도 곧 식기 마련이다. 무언가 성취하기 위해 초반에 낸 열정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반복하는 힘이 필요할 테다. 천천히 한 호흡씩 다시 나아가보는 것이다. 불필요한 몸과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으면서 진짜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