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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일 #22

3일 지난 카레. 맛있지, 그래 맛있지. 

by mamo life Jan 20. 2025

카레는 맛난 수프(?), 혹은 소스(?), 국(?), 덮밥 재료(?) 뭐라 딱히 정의할 수 없지만 음. 하나의 음식이라기보다는 밥을 보완해 주는 음식으로 생각한다. 딱히 무엇이다!라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건 그냥 나의 생각.

 지난 토요일 아침 뭘 먹을까 고민하다 며칠 전에 사놓은 카레가 생각이 났다. 3분 카레도 있지만 음. 오늘은 재료도 모아두었고 해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재료는 돼지고기, 감자, 새송이버섯, 고구마를 넣고 카레를 만들 예정이다. 조리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음. 나는 그렇게 한다.

 먼저 고기를 잘 볶고, 다 볶은 다음에 단단한 재료인 감자와 고구마를 넣고 다시 볶다가 물을 붓는다. 물이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딴짓하고 놀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때 계란을 구웠어야 했다. 냄비에서 김이 솟아오르면 남겨놓은 버섯을 넣고, 카레를 넣는다. 그리고 불을 약불로 계속 저어주면서 졸여(?) 준다. 처음 카레를 넣고 섞었을 때는 물맛이 남아있지만 몇 분 더 끓이고 나면 잘 섞여있어서 걸쭉한 카레가 된다. 도요일 아침은 카레였다. 식사를 마치고 남은 카레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그걸 오늘 꺼내 데웠다.

 다시 데우려면 물을 조금, 입에 머금을 만큼만 부어서는 다시 끓이면 된다. 물론 그냥 해도 되지만 걸쭉했던 기억에 바닥에 눌어붙을까 물을 넣고는 잘 저어준다. 다시 끓어오르는 카레의 뽀골뽀골 소리가 좋다.

 하얀 밥이 좋겠지만 아쉽게도 잡곡밥에 부어준다큼직한 고기는 졸깃하게 씹히고, 보드라워져 모서리가 둥글어진 감자가 포슬포슬하게 씹힌다. 고구마는 음... 음... 녹아버렸는지 없다. 다 먹은 건가. 버섯은 뭐 쫄깃하게 씹힌다. 그래도 며칠 묵혀 두었다고 카레에 조금은 깊은(?) 맛이 있다. 상한 건 아니겠지... 

 카레를 종종 사서 만들어 먹는데, 늘 카레는 며칠 뒤에 먹는 것이 더 맛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유는 글쎄 잘 모르겠다. 그냥 숙성이겠지 하는 것이다. 무엇에 숙성이 되는지까지 공부해서 먹고 싶지는 않고. 그냥 즐겁게. 이렇게 먹으면 맛있구나 정도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토요일에 만든 카레는 오늘 비워졌다. 카레가 있던 냄비의 설거지를 하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음... 맛있었기 때문이겠지. 또 사놓은 카레가 있으니 곧 해 먹겠지. 카레 좋다. 만들어 놓고 며칠 지난 카레도 좋다.

 오늘은 카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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