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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태주 May 13. 2018

관계, 서로의 마음에 난 길

삶의 균형에 서툰 당신에게

살아있는 것들은 
오고가고 
서로 잇고 맺는다



길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어떻게 해서 그 길이 생겨났을까. 누가 처음에 그 길을 내려고 했을까. 생각할수록 경이롭고 숙연해졌다. 살아있는 것들은 오고가고 서로 잇고 맺는다. 그렇게 잎맥은 나무의 길이 되고 혈관은 몸의 길이 된다. 오늘도 우주는 별빛이 내는 도로공사로 야간에도 환하고 왁자하다.


Photo by Aaron Burden on Unsplash


 


당신과 나 사이에 길이 생겨났다
당신이 기억해줬으면 한다



내가 처음 당신을 만나러 갈 때 나의 발자국이 눈 위에 찍혔다. 눈이 녹았고 지표면에 고스란히 나의 흔적이 스며들었다. 흔적을 따라 나는 당신에게 자꾸 갔고, 당신과 나 사이에 길이 생겨났다. 당신이 기억해줬으면 한다. 얼마나 간절한 그리움이 있었기에 세상에 없던 길이 저토록 생겨날 수 있었겠는가를.

 

관계, 마음에 난 길



서로의 마음에 난 길이 관계다. 인연이 관계로 나아가려면 서로 간의 아름다운 증표가 필요하고, 영혼이란 아마도 관계 때문에 생겨난 개념일 것이다. 몸은 내게 돌아와야 하므로 길 저편에 남겨두고 올 또 다른 내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것이 몸을 뺀 나머지 전부를 일컫는 영혼이 생겨난 이유다. 몸이 서로를 잇는 길이라면, 영혼은 서로의 분리를 극복하려는 욕망이다.

 

기쁘고 슬프고 아프고 
외로웠던 일들의 기록



나는 길을 내며 걸었고 욕망을 품었다. 여기 풀어놓은 관계에 관한 글들은 내가 길 위에서 겪은 기쁘고 슬프고 아프고 외로웠던 일들의 기록이다. 온전히 내 것도 아니고, 유별난 삶의 의미를 담고 있지도 않다. 당신이 살면서 알게 된 세상살이의 이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글의 그물을 던지는 사람이라서 기억해둘 만한 관계의 은유 몇 낱을 여기 붙잡아두려고 했을 뿐이다.

 

Photo by Olga Filonenko on Unsplash




이 글은 
내가 나에게 내는 길



모든 게 처음이고 서툴렀던 젊은 날, 힘겹고 두렵지 않은 관계가 어디 있으랴. 이 글들은 젊은 날의 나를 위로하기 위해 내가 나에게 내는 길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인생에 관계의 힘듦이 찾아왔을 때, 나의 이야기들이 조금은 쓸모가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에게도,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 있기를 바란다.

 
 

서로의 마음에 난 길이 관계다
당신에게도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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