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균형에 서툰 당신에게
존중의 거리를 품고 있는 존재가
서로 사이를 가질 때
그것을 우주라고 부른다
우주는 ‘서로’가 있음으로 성립한다. 서로라는 말은 당신과 내가 고유하고 독립적인 하나의 행성이라는 의미다. 동등과 존중의 거리를 품고 있는 존재들이 서로 사이를 가질 때 그것을 우주라고 한다. 사이와 서로는 ‘우리’라는 말처럼, 인류가 발명해낸 아름다운 천체물리학 개념어다.
사이가 사라지면
우주도 사라진다
행성과 행성은 서로 밀고 끌어당기는 우주의 물리 법칙에 따른다. 중력과 인력과 척력과 자기력은 당신과 나 사이에 작동하는 관계의 질서이고 사랑의 원리다. 당신과 내가 서로 그리워하는 힘이 우주의 물리력이다. 그러므로 세상에 생겨난 모든 관계는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한다. 사이가 사라지면 우주도 사라진다.
싫어하는 사이는
거리가 없어져서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지구별에는 수많은 관계가 있고, 그 관계의 힘으로 지구는 자전하고, 태양의 둘레를 공전한다. 낮과 밤과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은 사이의 물리력이 지어내는 천체의 운동이고 관계의 현상이다. 적당하고 알맞은 사이에서 언제나 일어나는 예사로운 일이다.
가령, 사이에 감정의 물리력이 작용한다고 하자. 좋아하는 사이는 서로 마주보게 된다. 싫어하는 사이는 서로 바라보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이는 거리가 적당해서 서로를 볼 수 있지만, 싫어하는 사이는 거리가 없어져서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감정을 소유하는 것이지
존재를 소유하는 게 아니다
이 사이의 비유는 우리에게 사랑에 관한 깨달음을 준다. 사이가 있어야 모든 사랑이 성립한다는 것, 사이를 잃으면 사랑은 사라진다는 것, 사랑은 사이를 두고 감정을 소유하는 것이지 존재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다름에 스며드는 일
관계의 우주에서 우리는 알게 된다. 사귄다는 것은 다른 존재를 내 안에 받아들이는 일이고, 친하다는 것은 서로의 다름을 닮아가는 일이며,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다름에 스며드는 일이다. 어떤 물리적 관계는 아름답게 도약해서 관계의 화학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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