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림태주 May 27. 2018

소홀과 무례 사이, 그 어디쯤에

삶과 관계의 균형에 서툰 당신에게

가까운 사이라고 방심하고  
호의를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일 때




소홀과 무례 사이 어디쯤에 놓이는 관계가 있다. 호의가 지속되면 어느 순간부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당연하게 여기는 그 순간이 관계의 첫 균열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가깝고 친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관계에 방심하는 횟수가 는다. 소홀과 무례는 항상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라서, 나 자신이 알아차리게 된 때에는 이미 늦다.


Photo by Riley Briggs on Unsplash



모든 관계는 절대적이고
유일무이하다


세상에는 흥정이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다. 물건값에는 에누리라는 게 있어서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다. 그런데 할인되지 않는 게 있다. 이를테면 대량 생산된 공산품이 아닌 단 한 점의 예술품 같은 것. 화랑에 전시된 작품을 살 때 가격을 흥정하거나 깍으려 들지는 않는다. 미술품이 단지 상품이 아니라 작가의 혼이 스민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녔다고 믿기 때문이다. 관계도 유일무이하다. 당신과 나의 관계는 다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고 흥정할 수 없는 절대성을 지니고 있다.



 스스럼없음과 예의 없음의 
경계가 구분되지 않을 때

관계는 오래됐거나 새롭거나 상관없이 마땅한 제값을 지닌다. 친분이 오래됐다고 관계를 중고품이나 복제품마냥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선함이 없다고, 익숙하다고 소홀하고 무례하게 대한다. 스스럼없음과 예의 없음의 경계가 구분되지 않을 때 관계는 파국을 맞는다.


Photo by Artem Bali on Unsplash


관계에는 공짜도 
일시불도 없다


관계는 수제품이다. 수공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 그것이 관계를 대하는 안목이다. 태양이 초록을 요구해서 지구의 나무들은 해마다 새잎을 피워 햇볕 사용료를 지불한다. 이웃집 노부부는 50년을 함께 산 대가로 서로에게 아름다운 황혼을 지급했다고 들었다. 내가 아는 관계에는 공짜도 일시불도 없다. 오늘의 관계는 오늘의 성실을 요구한다.






<관계의 물리학> 바로가기▶ http://bit.ly/2FDoaZZ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