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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Apr 13. 2020

'오월 광주, 홍콩에 연대하다' 텀블벅 프로젝트

떠오르는 '감염병' 변수

 2020년 2월, 광주홍콩연대회의는 홍콩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부터 '5.18 40주년 홍콩연대 프로젝트' 준비에 착수했다. 당시 우리들이 수립한 사업계획의 개요는 아래와 같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행사 - 홍콩연대 프로젝트>


#1. 홍콩시민 5.18 사적지 설명 및 묘역 참배

광주를 방문하는 홍콩시민들에게 사전 신청을 받아 5.18 사적지 탐방 및 5.18 묘역 참배 동행과 광둥어 통역사를 지원한다.


#2. 홍콩시민과 함께하는 간담회/집담회

5.18 당사자와 및 광주지역 활동가들과 홍콩시민들의 간담회/집담회를 준비한다. 홍콩시민들과 광주시민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3. 민주대행진 및 전야제 참석

홍콩시민들과 함께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금남로까지 행진을 진행한다. 홍콩항쟁에 대한 구호를 담은 피켓과 현수막, 깃발 등을 준비하여 참석자들에게 지급하고 한국 시민사회 각 단위들에 참석을 제안한다. 행진 이후 5.18 민중항쟁 40주년 전야제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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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은 이곳 광주에서 홍콩 시민들을 환대하고 싶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떠올랐다. 2020년을 뒤흔든 '코로나 19 확산 사태'였다. 2월 18일, 31번 확진자 발생 직후부터 한국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광주홍콩연대회의가 홍콩 방문을 마치고 귀국할 당시 28명이었던 한국의 '코로나 19 확진자'는 2월 29일 기준 2,931명까지 치솟았다.


 2020년 3월 14일, 5.18 40주년 홍콩 방문단 (환대) 준비팀 1차 회의가 국제민주연대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광주홍콩연대회의 역시 이 자리에 참석했고, 추진 중인 사업계획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 19' 확산 추이에 따라 행사 진행이 유동적일 수 있음을 확인하고, 4월 18일에 열릴 2차 회의에서 행사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광주 측은 이와 별개로 '5.18 40주년 홍콩연대' 관련 소셜 펀딩을 진행하기로 했다.


 1차 회의 직후 광주홍콩연대회의는 '5.18 40주년 홍콩연대 굿즈'를 나누는 소셜 펀딩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획했다. 3월 24일, 우리들은 소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 '오월 광주, 홍콩에 연대하다' 프로젝트를 오픈했다. (링크 : https://tumblbug.com/gjhksolidarity) 해당 프로젝트는 '광주-홍콩연대'의 의미를 담은 '뱃지'와 '티셔츠'를 선보였다.



 그러나 '코로나 19' 확산은 멈추지 않고 지속되었다. 우리들은 광주를 단체 방문할 예정이었던 홍콩 활동가들에게서 "일정이 취소되었다"는 아쉬운 연락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40주년 5.18 기념행사위원회가 '5.18 전야제 취소'를 결단했다. 1988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지 위한 용단이기도 했다. 2020년 4월 19일, '오월 광주, 홍콩에 연대하다' 펀딩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무산되었다. 4월 18일로 예정되어 있던 회의 역시 홍콩 측이 방문 무산을 전달함에 따라 취소되었다.


 지난 2019년 11월에 있었던 전남대학교 '레논 월' 사건을 시작으로 우리들은 광주의 이름으로 홍콩에 연대해왔다. 지난 40년간 광주가 받아왔던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40주년을 맞이한 오월의 광주에서 홍콩 시민들과 함께 금남로 거리를 행진하지는 못했지만, 광주의 홍콩 연대와 국제 연대는 멈추지 않고 지속될 것이다. 지난 40년간 5.18 정신은 이 땅 민주주의 최후의 방어선이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 이제 우리들의 슬로건은 '오월에서 세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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