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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 도시의 비밀

by 미미유

"절대 시민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돼."

"네. 알겠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시장실을 나오던 보좌관의 발걸음이 무겁다.


대답은 알겠다고 했지만,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다급히 걸려오는 한 통의 전화.


"여보, 아무래도 두잇이 이상해요. 또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아요."


보좌관의 아내였다. 알겠다는 말만 남긴 채 급하게 시계탑 광장으로 나가본다. 보좌관은 아들이 지금쯤 어디에 있을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걸음을 재촉하며 시계탑을 향하던 그는 언덕 위에서 비행 물체를 타고 날아 내려가는 소년의 뒷모습을 자랑스럽게 바라보았다.


'두잇, 나는 못 했지만 너는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다.'


흡족하게 속으로 응원을 보내던 보좌관은 수행 기사가 다가오자 평소처럼 차갑게 표정을 바꿨다.


"여기 계셨네요. 준비 다 됐습니다. 가시죠."


아! 아아악!


"잠깐. 지금 시계탑 쪽에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은데? 확인 좀 먼저 해야겠네."


무거운 발걸음을 되돌려 거칠게 달려가는 보좌관 뒤로 수행기사가 뒤따라 쫓아간다. 시계탑 앞에는 시민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고, 인파 틈에서 낯익은 얼굴을 보였다. 바로 두잇, 보좌관의 아들이다. 당황하지 않은 척, 마치 이 광경을 보지 못한 듯 스쳐 지나가는 보좌관을 두잇이 먼저 발견했다.


"아, 아버지..."

"두잇,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게냐?"


두잇은 고개를 숙이고 얌전하게 중얼거렸다.


"네, 아버지. 오늘도 실패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세상의 규칙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


"실수는 절대 안 된다. 늘 긴장해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명예에 누가 되는 일 없도록 명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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