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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 Oct 24. 2022

'인사동길' 찻집 : 레몬젤리와 우롱차

종로구 인사동길 <토오베>

상큼한 레몬젤리를 곁들이는

은은한 우롱 한잔의 여유


고즈넉한 한옥 찻집들이 골목골목 자리를 지키는 인사동. 서울공예박물관 길 건너 전통문화의 거리 초입에는 MZ세대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찻집이 있다. SNS 감성의 홈메이드 티 푸드 '레몬젤리'로 핫플레이스가 된 <토오베>. 안국역 6번 출구 쪽으로 걷다가 위로 고개를 면 큰 창문에 적힌 예쁜 글씨를 발견한다. 영어로 TOVE, 한자로 特別.  토오베는 중국어로 '특별한'이라는 뜻이다.



TOVE means 'special' in chinese.
무겁고 정형화된 차에서 벗어나 일상에서도 쉽고 가벼운 마음으로, 동시에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차 문화를 추구하는 티 카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건물 3층에 위치해있다. 캐주얼한 인테리어와 가구에 빨강, 파랑, 노랑 컬러로 귀엽게 포인트를 줬다. 공간은 다소 협소하지만 큰 창으로 가로수가 담아내는 풍경 덕분에 답답하지 않다. 한쪽 벽면엔 단정하게 진열된 다양한 다기들이 소장욕구를 자극한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보고 구매까지 가능하다. 토오베는 원래 젊고 감각적인 세라미스트들과 함께 다기를 제작하던 브랜드다. 지금도 매 시즌 여러 패션, 세라믹 브랜드와 협업해 차 관련 행사도 진행한다.



토오베는 중국과 대만의 차를 다룬다. 우롱차, 백차, 홍차 위주로 판매하는데 그중에서도 우롱차는 구페이, 문산포종, 조춘사계춘, 탄배사계춘, 밀키우롱, 동방미인 등으로 가짓수가 많고 다양하다. 각각의 차마다 맛과 향의 특성이 메뉴판에 세세하게 적혀 있어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다. 위스키도 판매하는데, 위스키를 주문하면 중국차 한 잔을 함께 내어다. 커피 메뉴는 없다.



주문한  얼마 안 되어 예쁜 레몬색 트레이에 다기 세트가 나온다. 뜨거운 물이 담겨있는 주전자, 차를 우려낼 다관, 찻물을 식힐 숙우, 찻잔, 찻잎 4g까지. 찻자리가 처음이라도 어려워하지 말자.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도 직원 분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차를 우리기 전에 찻잎의 모양을 관찰하는 것도 차와 가까워지는 좋은 방법이다. 이왕이면 향도 한 번 맡아보자. 찻잎마다 모양과 향이 다르니 입으로 즐기기 전에 눈과 코로도 즐기는 것이다.


이제 직접 차를 우릴 차례. 다관에 찻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1분가량 재빠르게 우린다. 숙우에 옮겨 붓고 찻잔에 따라 마시면 된다. 이렇게 4~5번까지 우려 마실 수 있다. 뜨거운 물은 리필이 가능하다. 요청하면 얼음컵도 주기 때문에 따뜻한 차를 마시다가 시원한 차를 즐겨보는 것도 방법.


☞ 차 도구
  - 다관 : 차를 우리는 주전자 모양의 도구
  - 숙우 : 우려낸 뜨거운 차를 담아두는 도구
  - 찻잔 : 차를 마시는 다양한 형태의 잔
  - 차시 : 찻잎을 넣을 때 쓰는 작은 숟가락
  - 차칙 : 찻잎을 담는 그릇 (=다하)
  - 다건 : 찻자리에서 쓰는 작은 수건



토오베를 인사동 핫플레이스로 만든 시그니처 메뉴는 '레몬젤리'다. 차도 차지만 이걸 맛보러 온 손님이 열에 아홉 일 듯하다. 진짜 레몬 껍질 위에 레몬빛의 투명한 젤리를 올린 티 푸드. 올려져 나오는 접시 마저 예쁘다. 3조각이 나오는데 따뜻한 차 한 모금 마신 후에 젤리 한 스푼 떠먹으면 상큼 달큼 그 자체다. 레몬의 신맛이 그대로 느껴지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기대 이상이다. 신맛에 약한 사람들은 하나도 채 먹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신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분 전환되는 중독적인 상큼함에 3개를 뚝딱 해치울 수 있다. 도대체 어떻게 만든 건지 궁금해서 레시피까지 찾아보게하는 맛. 토오베를 찾는다면 꼭 보시길! 상시 메뉴인 레몬젤리 외에도 때마다 제철 재료로 만든 계절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



대학생 때 인사동 쪽에 과제를 하러 왔다가 전통 찻집에서 대추차를 마셨던 기억이 있다. 인사동 찻집 하면 전통 한옥에 목재 인테리어,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께서 쌍화차를 즐기는 모습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다소 올드하게 느껴질뿐더러 어느 순간부터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러 오는 동네 정도여겨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사동은 조선시대 때부터 우리의 유구한 전통문화예술을 발전시켜온 동네이다. 차 문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금도 수많은 찻집들과 차문화 단체들이 있다. '아름다운 차 박물관'이 있고, 해마다 '차 공예 박람회', '차 명품 박람회'등의 차 관련 행사들을 통해 차 문화를 넓혀가고 있다.


인사동을 지난다면, 커피는 잠시 내려놓고 차를 마셔보는 건 어떨까. 서울공예박물관과 함께 데이트 코스로도 좋다. 나 혼자 휴식을 갖기에도 친구나 연인과 도란도란 차분히 이야기 꽃을 피우기에도 좋을 공간이다. 평일에 방문하면 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다.




<토오베>

주소  종로구 인사동길 62-4 3층

SNS  @room.tove

#인사동 #레몬젤리 #우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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