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편견 없이 차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차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는 "평생 동안 매일 다른 종류의 차를 마셔도 죽을 때까지 모두 마셔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이름을 기억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차의 종류는 방대하다.
이를 테면 녹차의 종류만 해도 수만 가지에 달하기 때문에 특정 녹차 하나만 맛보고 "나는 녹차는 별로야. 텁텁하고 내 입맛에 안 맞아. 이제 녹차는 안 마실 거야." 라는둥 섣불리 호불호를 정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의 경험담이자 실수이기도 하다. 어느 날은 더없이 맑고 부드러운 녹차를 맛보게 될 테니말이다.
편견 없이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 차를 마시기 전에 미리 알고 시작하면 좋은 기본 개념만 짚고 넘어가자. '차(茶)'는 차나무의 싹이나 잎으로 만든 것만을 말한다. 그 외의 것들은 엄밀히 따지면 차가 아니다.
흔히 우리가 마시는 유자차, 율무차, 보리차, 인삼차 등은 차를 대신하는 '대용차'인 것이다. 캐모마일, 루이보스 등의 허브티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는 물, 커피, 술 외의 음료를 대게 차(Tea)라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진정한 의미의 차는 'From 차나무'라는 것.
그렇다면 진짜 '차'의 종류는몇 가지로 나뉠까? 차를 분류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제조방식에 의해 '6대 다류'로 나눈다.차나무에서 나온 한 가지 찻잎을 가지고서도 가공을 달리하면 색, 향, 미에 차이가 나는데백차, 녹차, 황차, 청차(우롱차), 홍차, 흑차(보이차) 6가지로 구분된다.이들을 베이스로 각 종류마다 수천수만가지의 차가 있고, 새로운 재료들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블렌딩티가 생겨나는 것이다.
- 백차(White tea) : 가공을 가장 적게 한 '자연 산화차'로 찻잎 본연의 싱그러운 맛과향의 차.
- 녹차(Green tea) : 찻잎을 따서 바로 솥에 덖거나 증기로 찌는 열처리 과정을 통해 산화가 일어나지 않게 만든 '비산화차'.
- 황차(Yellow tea) : 열처리가 끝난 찻잎을 약하게 숙성시켜 만든 '경미발효차'로 녹차에 비해 떫은맛이 적고 단맛이 풍부한 차.
- 청차(Oolong tea) : 제조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다양한 차. 녹차와 홍차의 중간 정도로 발효시킨 '반산화차'로 달달한 과일향과 꽃향기가 나는 차.
- 홍차(Black tea) : 찻잎을 100% 산화시킨 '완전산화차'로 특유의 맛과 향이 만들어짐. 중국에서는 찻물색이 붉어서 홍차라고 하지만, 서양에서는 찻잎색이 검정색이라 블랙티라고 함.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차.
- 흑차(Dark tea) : 미생물에 의해 숙성 발효된 '후발효차'로 보이차가 대표적.
달달 외울 필요까진 없다. 찻자리를 통해 하나씩 맛보고 직접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습득하게 될 것이다.다만 6대 다류가 이렇게 나뉜다는 정도는 알고 시작하면 메뉴를 고를 때 훨씬 수월하고, 각각의 차를 마셨을 때 특징을 쉽게 이해하고보다 차의 맛을 풍요롭게 즐길 수 있다. 뻗어나갈 가지가 워낙 많으니, 큰 줄기는 기억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