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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 Oct 29. 2022

'한남동' 찻집 : 좋은 차와 좋은 작품이 있는 곳

용산구 한남동 <산수화 티하우스>

수십 가지 종류의 등급 높은 6대 다류를

믿고 맛볼 수 있는 한남동 티하우스


한남오거리에서 뻗어가는 골목에 오래된 찻집이 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수화 티하우스>. '좋은 산지에서 자란 차를 좋은 물로 우리고, 찻잎과 물,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모두 조화롭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산수화(山水和)로 지었다고 한다.


원데이 티 클래스, 정규 티 클래스, 티 푸드 수업, 찻자리 바느질 교실 등의 차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과 공예 작가들의 전시까지 즐길 수 있는 전문 티하우스다.


차를 좀 마신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워낙 유명하다. '믿고 마시는 곳', '믿고 사는 곳'이다. 동네 단골손님도 많지만 최근에는 젊은 손님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잘 가꿔진 앞뜰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찻집 특유의 온기가 느껴진다. 오른편에는 산수화에서 모은 다양한 작가들의 다기들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다. 다른 찻집들에 비해 그 규모가 꽤나 크다. 부담 없이 편하게 둘러보면서 취향에 맞는 다구가 있다면 바로 구매도 할 수 있다. 1층은 다구를 전시하고 차를 마시는 공간. 2층은 명상 공간. 3층은 티 클래스가 열리는 공간이다. 1층은 바 테이블 말고는 테이블이 세 개뿐이라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차 도구만큼이나 차 종류도 다양하다. 산수화 티하우스에서는 한국, 중국, 대만의 높은 등급의 차들을 맛볼 수 있다. 백차, 녹차, 우롱차, 황차, 홍차, 흑차. 6대 다류 별로 차의 가짓수가 어마어마하다.  밀크티, 허브티, 아이스티까지 수십 가지 종류의 차 중에서 하나의 차를 골라야 한다.


메뉴판을 펼치면 마치 차 교과서를 보는 것처럼 온갖 차들이 정확하고 친절하게 소개되고 있다. 하나씩 읽어 내려가면서 마음에 단 하나의 차를 골라본다.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차들이 많아서 또 찾게 되는 곳이다. 입문자들은 메뉴판을 보고 차 종류를 눈으로 익히고 공부하기에도 좋다.



원하는 차를 주문하면 우려서 나오는 방식과 직접 우려먹을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찻자리가 처음이라면 우려서 나오는 방식이 편하겠지만 그럼에도 한번 직접 우려 마셔보자. 차도구들을 하나하나 다루면서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마른 찻잎의 향과 모양도 느껴보고, 또 물에 젖은 찻잎의 향도 맡아보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는 모든 과정이 차를 마시는 즐거움이다.



반층 내려가면 작은 갤러리가 다. 지하는 전시공간 '밪(night and day)'이라고 한다. 밤과 낮을 합친 말인 듯하다. 차와 관련된 아름다운 도예 작품의 전시가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차에 눈이 열리면 차도구에도 눈이 뜨이기 마련. 섣불리 사재끼다가는 빈털털이가 될 수 있으니, 이런 전시를 통해서 안목을 키운 후에 내 것을 찾는 것이 좋겠다. 차를 마시고 나올 때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데 꼭 한 번 둘러보면 좋을 공간이다.



좋은 차는 좋은 山에서 나며
좋은 차는 좋은 水로 우려야
차의 맛과 향이 和하여
맛있는 한 잔의 茶가 됩니다


낮은 조도의 은은한 조명 아래 질 좋은 차를 맛보며 소곤소곤 이야기가 오가는 찻집.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꾸준히 인정받고 사랑받는 일이 쉽지 않은데, '차' 본연의 맛을 지켜감으로써 이제는 젊은 세대에게까지 차 마시는 기쁨을 이어가고 있다.




<산수화 티하우스>
주소  용산구 한남동 68-27

SNS  @sansuhwatea

#한남동 #찻집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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