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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 Oct 30. 2022

'은평 응암역' 찻집 : 조금 느리게, 다도 클래스

은평구 신사동 <웅차>

8평 남짓 공간에서 퍼지는 차의 향

조금 더 느리게, 직접 우려 보는 다도체험


퇴근길에 6호선 응암 순환행 열차를 타고 응암역에 내린다. 십분 가량 은평 신사동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작은 찻집 <웅차>를 만날 수 있다. 8평 남짓 소박한 공간에서 차의 온기와 향기가 느껴진다. 한국차를 사랑하는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티 카페인데, 잠시 머무르는 동안에도 차를 대하는 사장님의 태도에서 차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문을 연지 이제 일 년 정도 됐는데 최근 차를 알고 싶어하는 젊은 손님들이 원데이클래스로 찾으면서 각광받고 있다.



차를 우리는 큰 테이블과 창문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 바 테이블이 있다. 웰컴티로 내어준 노백차를 마시며 주문할 차를 골라본다. 웅차는 우리나라 하동차를 주로 취급한다. 하동 녹차를 비롯해서 제주 호지차, 하동 홍차가 메뉴판 가장 앞쪽에 있다. 청차는 우리나라와 대만 차를 취급하고, 중국 백차와 보이차도 있다. 스트레이트 티뿐만 아니라 밀크티(얼그레이, 루이보스, 새싹보리)와 얼그레이 아이스티, 스파클링도 판매한다. 다식은 곶감, 양갱, 약과, 유과 네 종류로 부담 없는 가격에 한국적인 맛으로 차와 페어링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웅차만의 '6대 다류 티코스'와 '웅차 티코스'는 3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경험해볼 수 있다. 웅차는 일반 손님보다는 티 코스를 즐기거나 원데이 티 클래스를 찾아온 손님들이 더 많은 듯하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중앙 테이블에서 차를 배우는 손님이 있었다.



백차를 마시러 갔는데 웰컴티가 백차였어서 청차를 주문했다. 대만을 대표하는 우롱차 '대만 문산포종'. 산뜻하고 부드러운 과일향의 청차는 누구나 호불호 없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마른 찻잎과 우려낸 찻잎의 향을 맡으니 몸이 나른해진다. 연노랑빛의 수색은 마음을 맑게 해준다. 뜨끈하게 은은한 우롱차를 한 모금 마시니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 가장 뜨거운 첫 모금을 마시는 순간을 좋아한다. 일체의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오롯이 차 마시는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



우롱차에 곁들일 다식을 고르다가 양갱을 주문했다. 쑥색의 아기자기한 양갱 세 개가 나무 접시에 나온다. 젤리 같이 탱글탱글한 식감의 건강한 맛이다. 다식을 집어 먹기 위한 앙증맞은 젓가락과 나무 마디 부분으로 만들어진 듯한 젓가락 받침도 귀엽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감성이 살아있다. 함께 맛보라고 내어주신 호두정과와 고소한 쿠키에 소소한 행복감을 느낀다.



웅차는 사장님이 마른 찻잎을 맡아보게끔 권유해주는 것과 차를 직접 우려 보도록 안내해주는 게 좋았다.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차를 다루며 소개해주는 모습에 차에 대한 진심이 느껴져서, 다음엔 이곳의 티 클래스도 한 번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부담 없는 가격에 티 원데이 클래스를 배워보고 싶다면, 우리나라 하동차를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면 <웅차>를 추천한다.



조금 더 느리게,
직접 차를 우려 마시는 공간




<웅차>

주소  은평구 신사동 18-30

SNS  @woong_tea_

#하동차 #찻집 #원데이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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