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낙낙 Nov 01. 2024

나이스 외쳐주는 사이

나의 클라이밍 친구들  

오늘도 클친들과 암장에 갔다. 1월부터 시작한 클라이밍 기초반 친구들 중 3명이 친해져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같이 암장을 다니고 있다.


마치 동아리에 가입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학교를 졸업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같은 취미로 모인 사람들과 함께 취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이 생겼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같이 클라이밍을 하면, 잘할 때는 서로 칭찬해주고, 부족한 부분은 조언을 해주며, 때로는 더 해보라고 용기를 준다. 또, 페이스메이커처럼 자극도 되어준다.


1월부터 클라이밍 수업을 듣기 시작했지만, 수업이 끝난 후 연습하기가 쉽지 않았다. 모두다 언제나 바빴고, 수업을 함께 듣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클라이밍은 재미있었고, 점점 더 잘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다들 조금이라도 시간을 맞춰서 같이 운동했다. 한번 시간이 맞으면. 하루종일 함께 했다. 손바닥이 금방 너덜너덜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자세를 봐주고 '나이스!'를 외치며 천천히 친해졌다. 볼더링을 하다 보면 잘 올라갈때도 많지만 별로인 모습도 많이 보여주게 된다. 떨어질 때도 자세가 이상할때도 많다. 그런 실패하는 모습도 옆에서 보며 서로 괜찮다고. 잘한다고. 더하면 된다고. 말해주는 관계가 어른이 되고 나서 얼마나 있을까.


우리의 모임은 자주 파토가 나곤 한다. 셋 다 각자의 일과 삶이 바쁜 와중에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계획을 잡았다가 안 되는 경우도 많았고, "오늘 시간 되나요?"라는 번개 모임으로 간신히 만날 때도 있었다. 그래도 같이 하면 재미있어서 어떻게든 짬을 내어 만나고 있다. 모임도 즐기고 운동도 하다니, 이런 게 바로 갓생 아닐까!


클라이밍 후에 먹는 음식은 정말 맛있다. 혼자 먹는 간단한 음식도 운동 후에는 맛있지만, 떡볶이, 막걸리, 부침개, 닭갈비, 햄버거를 함께 먹으며 수다 떠는 시간은 더욱 즐겁다.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다 다른 사람들끼리 이런 공통점 하나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함께하는 순간이 참 소중하다.


생각해보면, 이 작은 인연들이 특별할 필요는 없다. 그 순간에 충실하고, 각자 바쁘더라도 서로의 일정을 맞춰 함께 즐기는 그 자체로 충분하다. 우연히 운때가 맞아 시간이 쌓이면서 친해진 게 신기하고 고맙다. 딱히 오늘 친구들이 커피와 밥을 사줘서 이렇게 좋게 쓰는게 아니랍니다. ㅋㅋ




만나서 암장투어를 가면 모두의 손바닥이 너덜너덜 


작가의 이전글 매달릴 필요가 없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