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nn Jun 17. 2021

'노마드 코더'를 운영한 지 4년이 되었다

아우. 경쟁 너무 빡세.

매년 6월이 되면. 이제는 자동적으로 떠오르게된다. 

오. 노마드코더 창립기념일(!?) 이구나.
와. 벌써 4년이 되었다.
정말이지 적응이 안된다. 이게 뭐랄까 딱 각잡고. 강남에 사무실 내고. 시장 조사 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딱 써가지고 시작한 사업이 아니라. 어? 어어어어엌? 하다가 만들어진 상황이라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게 함께 시작한 사람이 남편이 되버린 스토리까지 있음) 잠시 현재의 관점으로 지난 4년간을 반추해보자. 

1년차. 진짜 노마드 시절. 유튜브는 그냥 심심할때 올리는 사이드 프로젝트 였음. 한참 12개월 12개 사이드 프로젝트 하면서 띵가띵가 일을 하던 시절. 하루에 2-3시간 일하면, 와~~ 오늘 일 많이 했다. 라고 외쳤음. 


2년차. 여전히 띵가띵가 놀러다니면서 왼손으로 일했음. 한국에 정착 하기로 맴을 먹음. 결혼도 맴을 먹음. 뭐랄까 정착이라는걸 해보자...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던 시절.


3년차. 사진 속에 책상 각잡힌걸 보라. 마지막이 되버린 (?) 유럽 여행 다녀오고. 결혼식 올리고. 유튜브 10만 돌파하고. 굿즈라는 것도 만들어보고. 책도 출판하고. 아주 그냥 성과가 좔좔 터져나오던 시절. 


아? 지금은요?
하..... 분명히 3년차 회고쓸때 오후 4시에 셔터내리고 쉬고싶을 때는 쉬는 그런 동네 빵집 주인장이 되겠노라고 고개를 주억거렸는데.... (누..눈물을 닦고) 현재 와인을 쮹쮹 드링킹 하면서, 오늘 해야할 일 좍좍 그어놓고, 분노의 (?) 블로그 글 작성을 하고 있다. 머리는 대략 기름 떡졌고, 거실엔 퉁퉁하게 살이 찐 댕댕이가 코를 굴면서 잠을 퍼 자고 있슴. 아? 옆방에선 니꼬가 "안녕하세요~ 선샹님~" 하면서 화상으로 열심히 한국어 공부 중이심.


자. 어떻게 1년이 호로록 지나갔는지 반추해보도록 하자.

2020년 6월 - 8월
버그를 잡았다.
비가 많이 왔던 기억이 난다. 새로 단장한 빤짝빤짝한 웹사이트를 눈 앞에 두고. 두근거리면서 그저 매일매일 버그 때려잡았다. 뭐 코로나 시국이고. 비는 많이 오고. 한 2번 정도 국내 여행 다녀오고, (남양주. 양양) "아, 국내 여행은 쫌 노잼이구나!" 를 외친 다음에 "이럴 바에는. 그냥 열심히 일을 해두자! 겨울엔 여행을 할 수 있을테니까 (씽긋)"을 외치고 열심히 일을 하셨음. (-_-...후후...)


2020년 9월 - 11월
우왕. 날씨가 너무 좋아!
경험상으로 날씨가 넘나 좋을때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함! 을 외치면서. 열심히 KTX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님. (전주. 경주. 공주. 부여) 단풍 놀이는 재미있음.


가을의 경주는 진리


2020년 11월 - 12월
일..했다....허리도 아팠음.
추웠고. 허리는 아프고. (디스크 재발) 심심해서 일만 했다. (응?) 유튜브 20만 돌파해서. 굿즈도 2탄으로다가 쨔쨘. 하고 네이버 스토어에서 팔았음. 수익음 전액은 비구협에 기부도 했다. 꽤나 뿌듯했음. 

https://smartstore.naver.com/nomadcoder

노마드 굿즈 2탄


2021년 1월 - 2월

커뮤니티 이벤트들을 투척해봄. 꿀잼. 그나마 재밌던 시간들. 



2021년 3월 - 4월 

크립토 101 시리즈

암호화폐 광풍이 다시 몰아치면서 유튜브 영상들이 대박이 났다. 순식간에 구독자 30만을 돌파해버림. 덕분에 일도 많아짐. (허허허) 그 와중에 허리는 다시 아프고. 그동안 같이 호흡을 맞춰 일하던 분이랑 HR 이슈까지 발생하면서. 더더욱 힘들었음. 

휴우. 난리도 아니였음. 



2021년 5월 - 6월
로고. 뉴스레터. 웹사이트 뚝딱뚝딱 개선 공사 중
내 눈에만 보이겠지만. 여튼 다시 다듬어서 넘나 세련되고. 이뻐보임. 

노마드 로고 ver 3.0


-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3년간 회고에 비하여. 회고할만한게 그닥 없었던 (?) 한해가 아니었나.....분명히 일은 진짜 지난 3년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했는데 왜 기분이가 찝찝한것이지? 그래서 성과를 숫자로다가 표현해보았다.


* 슬랙채널 멤바 (작년: 7천명 -> 현재: 1만 9천명)

* 수강생 (작년: 4만명 -> 현재: 10만명)
* 유튜브 (작년: 15만명 -> 현재: 32만명)


오우야. 제법인걸? 몽땅 2배하셨습니다. ㅋ ㅑ= 멋져요!..를 외치는 나의 모습이 왜이렇게 꾸질한가 생각을 해보았더니 뭐 대략 답은 이미 나와있다.  

1. 두려워했던 번아웃이 오셨(었)다. 
뭐 지금도 내 옆에 계신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겁나 힘들었음. 여행으로 리프레쉬를 하든가 해야하는데, 당연히 못했고 게다가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거의 1-2달은 누워서 지내야했다. (허리를 조심하세요. 여러분) 안그래도 피곤한데, 몸까지 빙구가 되고, 날씨는 겁내 춥고, 정말 멘탈이 녹아내리기 시작하는데... 휴우. 아 모르겠고! 다 때려처! 를 외쳐도, 뭐 할게 없는 그런 상황? (ㅋㅋㅋㅋㅋㅋ)  실리콘 밸리의 현자 Naval Ravikant 혹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혹은 유튜버 '이리엘' 뭐 이런걸 냅다 쳐 보면서 이겨낸 것 같다. 아! 댕댕이 발 꼬린내는 정말 큰 도움이 된다.

2. 새로운 도전이 없었다. 
유튜브! 챌린지! 출판! 뭐든 항상 새로운 도전을 매년 계속 해왔는데. 이번엔 그냥 하던거 계속 했는데도, 너무 바빴다. 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는데, 하루하루 그저 뭔가 터지는걸 막느라 바빠가지고 도전을 하고자씨고 할 수 가 없었음. 그리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오니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살짝 겁이 남. 이전에는 그래봤자 수강생 2천명 정도니까, 후훗- 이런걸 해보자! 라고 마구 던질 수 있었는데 이제는 ..... 나름 네임드가 되버려서 뭐 하기가 겁남. 핡.......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는데!!! 

3. HR 에 대한 고찰

원래는 2명이서 꿍짝꿍짝 다해치우는, 인디 스튜디오의 그림을 구상했지만, 11월 정도 되니까 '아. 그렇게 하다간. 내가 죽겠구나-!'라는 각성을 하면서, 제 3의 멤버를 호다닥 물색했다. 그리고 ....여러가지 이슈가 있었다. "인사가 만사다" 라는 말이 뭔말인지 뼈저리게 느껴버림. (깊은 한숨)

4. 경쟁 어쩔꺼임
인디 스튜디오를 주장해도.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힝. (할말하않) 그냥 마이웨이 My Way! 를 가야하는데, 쉽지는 않고...여기저기 은근히 보이는 악플들이 자꾸 생각나고.... (따흑)

이제 나름 4년차인데. 더이상 꿍시렁 거리진 말고. 의연하게 미래와 비전, 그리고 청사진을 제시해야하지 않겠나.....마음을 다시 잡아보도록 하자. 어찌보면 양적으로 급격하게 팽창해버린 노마드에게 필요한 시간이 아니었나싶다. 그래서 질문을 다시 던져봤다.

* 앞으로 5년후에 노마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 앞으로 5년후에 어떤 to-do-list 를 적으면서 하루를 시작할까
* 앞으로 5년후에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 되어야할까

나름 치열하게 고민한 후에 나름의 결론이 나왔다. 바로 (어우. 오그라듬 주의) "초심으로 돌아가자" 인 것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의 초심이 무엇이었냐. (더더욱 오그라듬 주의) "자유로워지고 싶은 우리들의 벙커" 이었다. 지난 4년간 가장 "와 ~ 이걸 하길 잘했다" 라는 걸 느낄때는 항상 우리 멤바들끼리 끼끼빠빠 거리면서 수다를 떨고, 서로 취업, 이직, 승진, 사업 시작 등등을 축하해줄 때였다. 서로서로 '님. 이거는 이거에여' 라고 알려주고. 고맙다고 끼끼빠빠 거리는 걸 볼 때 였다. 가장 부러워했던 커뮤니티는 생활코딩 페이스북 그룹이었다. (지금도 리스펙!)


혼자서 알아서 척척척 공부 잘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 대부분은 혼자 보다는, 단 1명이라도! 같이 맞장구 쳐주면서, 같이 으쌰으쌰 할때 공부가 더 잘된다. 뽐뿌가 되어야, 힘들어도 계속 공부해나가는 힘이 된다. 별거 아닌데, 내가 해보니까 그랬다. 2012년에 '집밥' 이라는 온라인 모임 사업을 할때도 그랬고, 돌아댕기면서 농장에서 지낼때도 그랬고, 치앙마이에서 '마테하우스' 라는 오프라인 코리빙 하우스를 할때도 그랬고... 항상 느끼는 것이 사람들은 외롭다는 거다. 그리고 내가 제일 잘하는 건, (그 외로움을 넘나 잘 알기 때문에) 사람을 모아주는 걸 잘한다는 거지. 그리고 그럴때 가장 뿌듯하기도 하고 말이다. (aka 커뮤니티 덕후)


2015년. 인도 남부 오로빌에 갔을때. 거기 미션이 이거였다. "unending education" 오로빌은 정말 최적의 교육의 장소였다. 원한다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었고, 다들 그걸 응원해줬다. 같은 가치에 동의하여,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그런 커뮤니티라서 좋았다. (단점도 겁나 많지만...)

오..... 노마드도 그런 커뮤니티가 되면 되잖아?! "life-long learning community"
걍 커머스 웹사이트 마냥 팔고, 할인하고, 땡처리하는 그런 곳이 아니라 말이다! 어짜피 일단 코딩은 특성상 평생 업데이트. 배워야하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ㅎㅎㅎ 이미 비정기적으로 무한정 업데이트를 해대고 있으니까 말이지. 누군가가 나의 직업을 "온라인 코딩 학원 원장님" 이라고 표현했는데 뭐랄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그냥 온라인 강의를 많이 팔면 땡-!! 이고 싶지는 않다.  월 매출액으로, 월 수강생으로 단순히 성과가 결정되는 사업을 하고 싶진 않은 것이지.... 아침에 눈을 딱 뜨면, 아! 어떻게 하면 우리 멤바들을 더 도와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싶다. 아! 언제 우리 멤바들이랑 모여서 뭐하고 놀까? 라는 생각을 하고 싶다. (음?) 그래서 멤바들이 다른 멤바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멤바들끼리 사업도 하고, 전세계 어디든 멤바들이 있어서 덕분에 핑계대고 놀러가서 멤바들도 만나고 등등등....그니까 나의 직업은 "부족장"에 가깝다고 본다. (응?)

내년 이때쯤에는 그 도전에 대한 회고를 적어야겠다.
근데.... 하면 할수록, 쉬워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점점 어려워지네? 원래 그런거야???





유튜브 : http://bit.ly/youtube_nomadcoders 

노마드 코더 : http://nomadcoders.c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