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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피플 Apr 08. 2017

토요일 오후4시32분의 일상튜닝.

주말의건어물남녀를위하여5.


평일은 무언가를 하게 되는 날인건가.


내 의지와 관계없이 돈을 벌어야 하고,

내 취미와 관계없이 서류를 작성해야 하고,

내 기분과 관계없이 미팅 약속을 잡아야 하고,

속이 불편해도 팀 사람들과 점심식사를 해야 하고,

속이 편해도 팀장님이 전날 회식을 했으면

해장국을 먹어야 하고,



집에 가는 길에 서점에 들려서 좋아하는 책을 사도

다음 날을 떠올려야 하고,


누군가 말했듯이,

평일은 나를 나로서 존재하지 않게 하는 것만 같다.

물론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팀장님도 자기만의 세계가 있을텐데 팀원을 챙겨야 하고,

일로 만난 고객사 차장님도 얼른 나와의 미팅을 끝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좋아하는 영화를 한 편 보고 싶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데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나다워지는 건 아니라는 거야.

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는 것 때문에

나다울 수 없다면 이 세상의 중심에

진짜 사는게 아닌 거야.

주목 받는 인생이 아니어도 좋아,

늘 생각의 중심은 평일의 세상에 뛰어들어도

나다워지는 방법을 익히는 거야.



그건 '해변의 카프카'에서 나온 다무라 카프카가

모래폭풍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나갔던

터프함과도 같은 거야.


그래서 토요일 오후 4시32분이 중요한 거야.

누군가는 불금이 좋다고 하지만,

난 토요일 오후 4시32분이 최고라고 생각해.

햇살 가득한 날엔 더더욱.

불금은 아무리 즐기려 해도

여전히 평일의 잔여물 같은 게 몸 속에 있는 기분이야.



하지만 토요일 오후 4시32분은 다르지.

나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전부 주말로 둘러쌓인 기분.


이 시간에 주말을 즐기면서도

평일에 더 나다워지는 방법을 떠올려 봐.


나를 나답게 조율하는 시간,

가장 마시고 싶었던 커피를 마시는 시간,




가장 좋아하는 햇살을 온 몸으로 느끼는 시간,

생각을 무한정 확장할 수 있는 시간,

내가 좋아하는 그 무엇을

삶 속에 최대한 배치하는 것을 떠올리는 시간,



바람 조차도 가장 적절한 습도와 햇살을 흩뿌리듯

스쳐가는 시간,

해가 저물기 전 최대한 그 햇살을

지상 곳곳에 전달하는 시간,

그 햇살 중 일부를 나도 경험하는 자유의 시간,


난 토요일 오후4시32분을 좋아해.

그래서 늘 생각하지,

어떻게 하면 평일이든 주말이든

토요일 오후4시32분의 나에 가장 근접하게 만들 건지를,,


모두들 자신이 가장 기분 좋은 시간을 떠올려 봐,

그 시간에 가장 근접하게 모든 일상을 튜닝하는 것.


나다운 일상의 시작일 지도 몰라.



(이미지 출처:BuzzFeed/ dailydoseofstuf.tumblr.com/ schoeneist/ Fluff Design and Decor/ kinarin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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