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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empado Oct 04. 2021

살아남은 대화_취중진담

U: 자?


Y: 아니, 너 목소리가 왜 그래?


U: 나? 술 좀 마셨어. 야, 친구야, 도대체 왜 이렇게 쉬운 게 없냐? 내가 특히 나쁘게 살지도 않았는데. 딴에는 착하게,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뭐 하나 또렷한 게 없어. 인간관계는 부서지기 십상이고 서른이 넘었는데도 커리어라고 멋지게 부를 만한 것도 없고. 다들 사람은 어디서 그렇게 만나는 건지. 하나, 둘 결혼해서 잘 사는데…. 왜 나는 아무것도 없을까. 나는 여기 있는데 다들 멀찍이 가버렸어. 나만 혼자 덩그러니 떨어진 섬 같아.  


Y: 왜 그래 갑자기. 너 무슨 일 있어?


U: 아니, 무슨  없어. 그냥 취중진담 같은 거야.   노래 진짜 좋아했는데. 너도  노래 알지! 집에 가면서 그 노래 들어야겠다. 있잖아, 나는 진짜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다. 나이 먹어서 저절로 되는 그런 어른 말고 진짜 어른이라고 부를  있는 어른. 어른답다,    어른. 부모님 용돈도 팍팍 드리고  맞는 사람 만나서 가정도 꾸리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했어. 근데 있지, 현실은 너무 초라해. 나는 초라한 어른이 됐어.  거라고 부를 만한  하나 없는 삼십 대야. 바보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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