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消息

by 풍경

달 밝은 밤에

긴 칼바람이

창가에 기대어

호젓한 쉼을 하다가

어디선가

붉게 타들어 가는

그리움 소리에

귀를 곧추세우네

먼 길 돌아

다시 내 창가로

돌아온 날

가슴에 잔뜩 품은

그대 소식

모두 토해내니

그대의

온화溫和한 목소리가

텅 빈 내 가슴으로

붉게 쏟아지네

냉기冷氣 가득한 밤이

그대의 정情으로

원만圓滿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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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消息'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안부나 일의 형세 따위를 알리는 말이나 글이다. 시의 제목을 ‘소식消息’으로 정하고 한자를 들여다보니 ‘사라질 소消’에 ‘숨 쉴 식息’ 자이다. 한자의 뜻만으로는 이해되지 않아 소식의 어원을 여기저기 검색해보았다.


<역경易經>에 “해가 중천에 떴는데 점점 서쪽으로 기울고, 달이 찼는데 점점 기울고, 하늘과 땅 사이의 만물은 가득 차거나 혹은 약하거나, 모두 시간의 추이에 따라 ‘소식消息’한다(日中则昃,月盈则食, 天地盈虚, 与时消息).”는 말이 있다. 또 황간주皇侃注라는 사람은 “양기가 생기는 것을 ‘식息’이라 하고, 음기가 죽는 것을 ‘소消’라 하였다.

이처럼 고대 사람들은 ‘소식’을 ‘객관 세계의 변화’, 즉 만물이 생겨나서 발전하여 흥망, 침부, 득실 등 ‘천지의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순환’으로 봤다. 그러다가 근대에 이르러 신문新聞 체제가 갖춰지면서 ‘소식’을 ‘신문’이라 부르기도 하였고, 이것이 지금의 ‘소식’의 뜻(언론매체 등을 통하여 안부나 기별 따위의 사실을 전달함)으로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식息’의 의미도 살펴보니 숨 쉴 식息자는 마음 심心자에 스스로 자自자가 합쳐진 것인데 스스로 자自자는 얼굴 모양을 상형象形한 글자이다. 숨을 쉰다는 것은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의 산화를 뜻한다. 즉, 숨은 외적 영향에 의하여 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쉬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自자가 들어 있다고 한다. ‘소식消息’이라는 단어에 이런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을 알게 되니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허투루 여겨지지 않는다.

이 세상은 천지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환하며 늘 변화무쌍하다. 무엇 하나 고정되어 있지 않고 모든 만물은 계속 생멸을 거듭하며 순환하고 있다. 마치 우리의 숨이 들고 나기를 거듭하면서 삶이 지속되는 것과도 같다. 삶을 바르게 이끄는 한 소식이 바람결 따라 가슴에 불어오길 바라본다. 아니 어쩌면 소식이랄 것도 없이 원래부터 그 자리에 드러나 있었는지 모른다.

# 소식消息 / 2021. 11. 27.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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