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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원입니다 Apr 19. 2024

나는 나, 너는 너, 그 다음이 우리

귀티 컬러 - 파란색 분위기미인

귀티 컬러 - 파란색 분위기미인


이해수(놀랄 해빼어날 수)

이별을 연습합니다     



[에필로그: 서른살 이해수의 퇴근준비]



  이해수는 노곤해진 어깨 위에 가방을 얹는 것으로 퇴근 준비를 마쳤다. 천천히 걸어 나갔다. 사거리 앞에 다다르자 타로 집 간판이 보였다. “맞아요. 저는 사람을 끝까지 믿질 않아요. 너무 끝까지 믿어버리면 다쳐요. 나도 다치고 상대방도 다치고. 그러니까 다른 사람도 날 끝까지는 안 믿어줬음 좋겠어요. 앞날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그냥 흐르는 대로 변하는 대로 바라봐 줄 수 있음, 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요! 저 별로 안 괴로워요. 그러니까 저를 고치지도 않을 거고요.” 물론 이번에도 면전에 한 말은 아니었지만 크게 소리치며 말했다. 지나가던 몇몇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은 끝내주게 좋았다.           



귀티 컬러 - 파란색 분위기미인


      

  가까운 사람이 덜컥 달라진 태도를 보이면, 내 머릿속에는 너무 많은 서사가 펼쳐진다. 이것 때문인지 저것 때문인지 한참 동안 생각하다 지치면 나 때문이라고 결론 내린다. 그렇게 내 안에 여러 자책이 쌓여서 나는 점점 무거워진다. 나는 ′경쾌한 나′를 되찾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책으로부터 나를 구해야 한다. 둘 사이에는 둘 만의 문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받아들이자! 상대의 상황과 입장이 나를 아무 데도 데려가지 못하도록, 내가 나를 보호해주자! 나는 나, 너는 너, 그런 다음에 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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