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티 컬러 - 파란색 분위기미인
이해수(놀랄 해駴, 빼어날 수秀)
파란색 분위기 미인의 연애관
첫인상에 관하여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연애
파랑의 주된 작용이 이성적인 판단을 이끌어내는 것이래요. 특히 논리적이고 명료한 사고가 필요할 땐, 파랑을 곁에 두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이러한 파랑의 속성을 그대로 내면화한 파란색 그녀일수록, 어떠한 사안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정확한 결과 값을 찾는데 주력하겠지요. 그리고 가능하면 그 과정에서 효율을 추구할 테고요. 그 효율의 목적은 '속도′에 있지 않고 '성과′에 있을 거예요. 이러한 파란색 기질은 일 할 때야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연애의 관문을 통과할 때는 다소 방해가 됩니다.
감정으로 꽉꽉 채워도 부족할 자리에다가 생각을 꾸역꾸역 집어넣으니 오류가 발생하는데, 유난히 오류를 못 참는 성격이다 보니 정답을 가려내려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요. 당연히 정답을 못 찾겠죠. 애초에 정답 같은 게 없으니까요. 그렇게 고뇌하면 할수록 파란색 그녀의 모습은 '어색′ 그 자체가 되는데, 오히려 그런 애석한 상황이 상대의 도전 욕구를 고취시키는 듯해요. 상대는 ‘아니, 이게 사랑인 걸 모르겠다고?’하는 식으로 답답해 죽을 지경이 되었다가, ‘증명해 보이겠다’면서 적극적으로 구애하게 돼요. 근데 사실 파란색 그녀 쪽에서 이 관계를 납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 똑같아요. 시간이 약입니다. 물론 하염없이 시간만 보내는 건 소용없겠지만요. 말과 행동에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차곡차곡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언젠가 ‘저렇게 쿨 한 여자도 이별이 힘들구나’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당연하잖아요. 이별은 누구에게나 힘든 건데, 저는 왜 그런 편견을 가졌던 걸까요? 항상 사실관계와 인과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사는 파란색 그녀를 보면서, 헤어질 때도 치밀한 대책을 마련해 두었을 거라고 멋대로 생각해 버렸네요. 물론 얼마나 사랑했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요. 어쨌든 연인이라면 남들보다는 좀 더 가까워졌을 것이고, 가까워지는 만큼 트러블이 생겼을 것이고, 트러블에 대한 면역력이 약한 파란색 그녀라면 매번 누구보다 심각하게 골몰했겠죠. 심각하면 심각해질수록 마음 또한 깊어졌을 거고요.
그러다 이별 앞에 선 파란색 그녀는…… 이렇게 낭패를 당할지 몰랐다는 듯이 멍한 얼굴이 됩니다. 그런데 약간 홀가분한 것도 사실이에요. ‘나 왜 그렇게까지 골몰했지?’ 파란색 그녀는 쓸쓸한 실소를 터트리며 가사가 와 닿는 노래를 들어요. “모든 게 맘대로 왔다가 인사도 없이 떠나. 이대로는 무엇도 사랑하고 싶지 않아(아이유의 에잇中에서)” 그리고 이렇게 결론 지어요. 인간은 필연적으로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틈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려는 게 오히려 오만이었다고. 그저 나도 너도 조금씩 어리석었을 뿐이라고. 잘 먹고 잘 살길 바란다고.
파란색 그녀를 사랑한다면
1. 그녀가 제일로 싫어하는 건 언행불일치입니다.
2. 그녀가 관용을 베풀고 있다면, 그녀 기준에서 당신이 '남′이기 때문입니다. 호감 신호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3. 드디어 그녀의 철벽을 뚫었다고요? 축하합니다. 꼭 행복하시길.
4. 연락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신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아마 지금도 당신 생각을 하고 있을 걸요?
5. 어느 날 어색하지만 촉촉한 눈으로 “고맙다”라고 말하면 “어마어마하게 사랑한다”는 말로 바꿔 들어도 무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