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티 컬러 - 파란색 분위기미인
이해수(놀랄 해駴, 빼어날 수秀)
파란색 분위기 미인의 첫인상
첫인상에 관하여
청정한 얼굴
무슨 색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해보면, 셋 중 하나 정도는 파랑이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2015년 영국의 한 리서치회사에서 실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색이 파랑이었다고 해요. 그렇다면 사람들이 파란색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요? 단순하게는 하늘과 바다의 색이니까,라고 답할 수 있겠네요. 저는 고향이 부산이라서 끼니를 거르면 배가 고프듯, 한동안 바다를 못 보면 바다가 고프거든요. 일상에 찌들어 살던 어느 날, 푸르게 펼쳐진 바다를 마주하면 마음의 묵은 때가 말끔히 벗겨지는 것만 같아요. 마찬가지로 사람 자체가 유난히 투명하고 깨끗해서 만나면 맑은 기운을 주는 사람이 있죠? 그녀가 바로 파란색 분위기 미인입니다. 파란색 그녀는 때 묻지 않은 청정한 얼굴을 가졌어요.
그런 얼굴을 '갖는′데 있어서 이목구비는 큰 영향력이 없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사람과 세상으로부터 얼마만큼의 거리를 두고 살아가느냐, 하는 부분에 달려있어요. 가령 누군가 괜한 시비를 걸어 화가 난다고 해도, 눈에 쌍심지를 켠다거나 상욕을 내뱉는 일이 없어요. 세상 물정에 눈이 어두워 그게 시비인 줄 모르는 게 아니고요. 혼자 약이 오른 상대가 제 풀에 지쳐 떨어져 나갈 때까지 기꺼이 기다리는 겁니다. 그럴 때 너무 멀찍이 떨어져 있다면 어리바리해 보일 거고요. 반대로 바짝 달려든다면 찌들어 보이겠죠. 대신 파란색 그녀는 칼린 지브란의 시구처럼, 하늘과 바람이 둘 사이에 춤출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공감각을 길러왔는데요. 그러한 공감각적인 심상이 모여서 파란색 그녀의 얼굴에 청정 구역을 이룬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