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87일차 출애굽기 29:31-46
31. 너는 위임식 숫양을 가져다가 거룩한 곳에서 그 고기를 삶고
32.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회막 문에서 그 숫양의 고기와 광주리에 있는 떡을 먹을지라
33. 그들은 속죄물 곧 그들을 위임하며 그들을 거룩하게 하는 데 쓰는 것을 먹되 타인은 먹지 못할지니 그것이 거룩하기 때문이라
34. 위임식 고기나 떡이 아침까지 남아 있으면 그것을 불에 사를지니 이는 거룩한즉 먹지 못할지니라
35. 너는 내가 네게 한 모든 명령대로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그같이 하여 이레 동안 위임식을 행하되
36. 매일 수송아지 하나로 속죄하기 위하여 속죄제를 드리며 또 제단을 위하여 속죄하여 깨끗하게 하고 그것에 기름을 부어 거룩하게 하라
37. 너는 이레 동안 제단을 위하여 속죄하여 거룩하게 하라 그리하면 지극히 거룩한 제단이 되리니 제단에 접촉하는 모든 것이 거룩하리라
38. 네가 제단 위에 드릴 것은 이러하니라 매일 일 년 된 어린 양 두 마리니
39. 한 어린 양은 아침에 드리고 한 어린 양은 저녁 때에 드릴지며
40. 한 어린 양에 고운 밀가루 십분의 일 에바와 찧은 기름 사분의 일 힌을 더하고 또 전제로 포도주 사분의 일 힌을 더할지며
41. 한 어린 양은 저녁 때에 드리되 아침에 한 것처럼 소제와 전제를 그것과 함께 드려 향기로운 냄새가 되게 하여 여호와께 화제로 삼을지니
42. 이는 너희가 대대로 여호와 앞 회막 문에서 늘 드릴 번제라 내가 거기서 너희와 만나고 네게 말하리라
43. 내가 거기서 이스라엘 자손을 만나리니 내 영광으로 말미암아 회막이 거룩하게 될지라
44. 내가 그 회막과 제단을 거룩하게 하며 아론과 그의 아들들도 거룩하게 하여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며
45.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거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니
46. 그들은 내가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로서 그들 중에 거하려고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줄을 알리라 나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니라
2004년 개봉한 영화 "터미널(The Terminal)"은 내가 좋아하고 즐겨보는 평화로운 영화 중 하나이다. 작품 속에서 빅터 나보스키를 연기한 배우 톰 행크스(Tom Hanks)는 캐서린 제타존스(Catherine Zeta-Jones, Amelia Warren 役)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좋아할 만한 장소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그녀가 지나다니는 장소에서 서성거리며 기다리기도 한다. 상대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그의 적극적인 태도 덕분에 만남은 성사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이 두사람 말고도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와의 만남을 원했던 한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엔리케 크루즈라는 공항 푸드 서비스 직원이었다. 그는 입국 심사관인 토레스에게 첫 눈에 반했지만, 수줍음 탓에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했고, 마음을 전하는 일에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빅터(톰 행크스 扮)의 도움으로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녀의 관심사는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었고, 가까스로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된다.
짧은 영화 이지만, 이 안에서 만남이라는 것에 대해 묵상을 하게 된다. 나의 삶 속에서 내가 원하는 만남도 있고, 나를 원하는 만남도 있다. 그것은 우연히 내게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의도적이고 준비된 적극성 속에 더욱더 분명하게 성취될 수 있다.
오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만남'에 관하여 말씀하신다. 하나님이 백성들을 만나길 원한다고 이야길 하고 계신다. 그런데 원한다고 해서 만남이 저절로 성취될 수 없다. 우리의 만남은 우연보다 의도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쟁취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해 백성들이 해야하는 것은 거룩해지는 것이다. 거룩한 하나님과 만나기 위해 그들도 거룩해져야 하는 것이다.
1986년 내가 태어나기 조금 전에 광활한 우주를 떠돌던 핼리 혜성(Halley's Comet)이 지구 옆을 지나갔다고 한다. 그 혜성은 바로 얼마전인 2023년 12월에 태양에서 가장 먼 지점인 '원일점(遠日點)'에 도달했다. 지금은 다시 지구와 태양을 향해 돌아오는 중이다. 2061년이 되면 다시 우리가 관찰 할 수 있을만큼 가까이 올 것이다. 이것을 바로 '랑데뷰(rendezvous)' 불어로 '만남'이라고 한다. 75년 만이지만, 혜성이 지구와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두 존재의 지나는 길이 잠시나마 근접하게 겹쳐야 한다.
연인이 만나려고 해도 어디에선가, 무엇인가를 매개로 서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한 공통된 속성이 있어야 우리의 만남이 성사된다. 하나님과 만나려면 하나님이 계신 곳에 가야한다. 하나님이 자주 들리시는 서점이나, 빵집이 있다면 그곳에서 기다려보고, 그가 좋아하는 영화나 연극이 있다면 그것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지 모르겠다. 하나님이 자주 방문해서 즐기는 풍경이 있다면 그곳이 어딘지 수소문해볼도 있겠다. 하지만 아쉽게도 하나님은 인간이 아니셔서 그러한 공통점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다만 말씀 속에서 우리에게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한가지 알려주었는데 그것은 거룩해지는 것, 구별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삶 속에서 어떠한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면, 가만히 있지말고 공통된 무엇인가를 위해서 한번 적극적으로 움직여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