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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철 Jul 23. 2019

 6. 아직 덜 친한 친구에게 얘기하듯이

커뮤니케이션 톤&매너

1.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어떤 톤&매너를 사용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스토리)나 목소리(서체)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친근한 어투냐, 시크한 어투냐, 가르치는 화법이냐, 주장하는 어투냐에 따라

고객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죠.

로고가 브랜드의 얼굴이고, 서체가 브랜드의 목소리라면,  지금 말하고자 하는 ‘톤&매너’는 대화할 때에 있어 어투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2.


그렇다면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톤&매너는 반드시 어떤 특정한 톤으로 정해야 하는 걸까요?

상황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는 없는 걸까요? 커뮤니케이션의 톤&매너는 물론 상황과 장소에 따라 그 적용이 조금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예를 들어, 세일즈 현장에서의 목소리와, 기자회견시의 말투가 다르듯-

분명한 건 해당 브랜드에서 가져가고자 하는

주 된 브랜드 톤&매너는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탁월한 기업들은

스스로에게 어울리는(혹은 추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톤&매너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고, 그것을 하나로 정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친구에게 이야기하듯이...


3.

이케아는 그들의 디자인 철학인 '디자인 민주주의'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이와 친숙한 브랜드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그들은

고객과 ‘친구를 대하듯이’ 이야기하라고 말하죠

광고든, 브로셔든, 혹은 매장 내의 POP물 에서든,

또 직접 고객을 대면하든지 간접 대면하든지

친구를 대하듯이 말하기를 원합니다.


실제 집행되고 있는 광고나, 브로셔를 보세요.

카피의 어투가 상당히 부드럽고 친근합니다.

이러한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톤&매너가

고객과의 거리를 줄여 친근감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단순히 ‘식탁을 구매하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함께 식사하고 밤새 얘기하기-’라고 말합니다.

이케아 코리아의 쇼파베드 설명카피. 친구에게 얘기하듯 편안하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아직 덜 친한' 친구에게 말하듯이-이케아 커뮤니케이션 톤&매너의 키  


4.

그렇다면, 이케아에서는 친구에게 말하듯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허용될까요?

일반적으로 가끔 친구랑은 심한 장난을 치기도 하고, 때론 남들이 보기에 수위를 넘는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케아가 소비자와 친밀한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친구랑 장난치 듯 격 없이 대하는 모든 것 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이 ‘친구를 대하듯이 말하라’라는 말 앞에는

(         )가 생략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말이 이케아의 커뮤니케이션 톤&매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이 괄호 안에는 들어갈 말은 (아직 덜 친해진)이라는 말입니다.


‘아직 덜 친해진 친구에게 말하듯 이야기하는 것’ 이것이 이케아가 진짜 원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톤&매너인 것입니다.

             

친구에게 말하듯 이야기하여

소비자와의 거리감은 줄이고 친근감은 형성하되,

아직 덜 친해진 친구라는 조건을 붙여,
소비자를 존중하는 마음은 지켜가려고 한 것이죠.


꽤 구체적이죠?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지 않습니까

                  

5.

다시 이케아 웹사이트를 들여다보겠습니다.

그들이 판매하는 제품군 ‘홈오피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이렇게 말합니다.

 ‘억지로 일하지 마세요. 일과 씨름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늘어날 거예요’라고.


어떠세요? 친근하게 권유하되 강요당하거나 무례하다고 느껴질 만한 요소는 전혀 없지 않나요.


이처럼, 부담감 없이 누구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커뮤니케이션 톤 앤 매너를 생각한 것을 보면 그 탁월한 브랜딩 감각이 정말 놀라울 뿐입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톤&매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세요



6.

커뮤니케이션 톤 앤 매너를 정할 때
단지 ‘친근하게 표현하되 예의를 지켜라’라고 규정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케아는
‘친구에게 하지만 아직 덜 친해진 친구에게 말하듯 대화해요’라고 정의함으로써 그 말을 듣는 내부 직원들이 실제 대화시나, 표현물에서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감을 잡고,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브랜딩 감각의 탁월함은 바로 이런 구체성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듯한 브랜딩을 통해 공동체 내부의 인식의 오해를 없애고,
업무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실수를 줄여,
모두가 쉽게 적용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합니다.

구체성이 가져오는 친밀 하면서도 강력한 브랜딩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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