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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철 Jul 26. 2019

7. 내맘대로 이케아 네멋대로 무인양품

브랜드 개성

1.

몇해전 가을, 서울의 한 디자인센터에서 열렸던

디자인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만난 무인양품의 아트디렉터 하라겐야는

IKEA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케아는 자기 색깔과 주장이 강한 브랜드다.
따라서 이케아의 제품들이 어떤 공간에 놓여지게 되면,
그 공간에서 자기만의 빛을 발한다.
제품이 태어날때 부터의 자기 목적이 분명히 있어 보이고,

또 사용할때도 그 목적을 잃지 않는다’라고.





반면에 무인양품에 대해서는

‘무인양품의 제품은 쓰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제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도 자기의 스타일에 맞게

해석과 사용법이 달라진다.
같은 제품을 소년이 쓸 수 있고, 엄마도 사용할 수 있고,

할아버지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때의 그 제품은

서로 다른 의미의 제품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이것이 가능한 이유를 일본인의 정서에서 찾고 있습니다.


‘일본인은 쌀 한톨한톨에도 각자의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기에 같은 제품이라고 해도, 쓰는 사람에 따라, 장소에 따라

다른 해석 다른 의미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라고.


일본인 아트디렉터로서 무인양품에 대한 애정이 담긴 말이기에,

그 의견에 100% 동의할 수는 없지만
(사용자의 해석이 들어가지 않는 가구가 존재할 수는 없으니까)

이케아가 자기 색깔이 분명한 브랜드인건 확실해 보입니다.


하라겐야


2.

이케아는 분명하게 자기 브랜드의 개성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이케아는 각 제품에 스웨덴식 이름
-책장은 billy, 서랍장은 stuva-을 붙이며
그 제품 본연의 개성을 강조합니다.


또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Rebellious 한걸 스스로 갈길로 여깁니다.

불합리한 것들을 혁신하고, 개혁하는 것 말입니다.


또 값싼 가격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어느정도의 불편을 감수하게 하기도 하고,

소비자들은 기꺼이 그 정책을 따릅니다.
수퍼마켓에서 장을 보듯 스토어를 돌아다니며
스스로 가구를 찾고, 고객들 스스로 가구를 운반하고 조립하게 만드는 것이죠.

친근하지만, 소비자에게 끌려가는 브랜드가 아닌

자기의 주장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브랜드입니다.

이러한 소비의 과정과, 프로덕트 정책이 더해지면,

집에 놓인 혹은 사무실에 놓인 이케아 제품들은

각자의 캐릭터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제품이 되어
존재하게 됩니다.
색깔 또한 컬러풀한 색상이 많으니 더욱 그러할 수 밖에요.




3.
 ‘자기주도적인 브랜드’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브랜드’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지만, 양쪽다, 자기만의 브랜드 개성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철학적인 해석에 있어서는
‘가구와 소통하며 사용자에 맞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라고

말하는 무인양품이 끌리긴 하나,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에 있어서는 아직은
‘자기의 주관이 뚜렷한’
이케아를 따라갈 수는 없는 듯 보입니다.




양쪽 다 사랑받는 브랜드입니다.
가는길은 서로 다르지만, 두 브랜드 모두 기업 스스로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걸어가야할 그 길에 대한 그림을 그리며

거기에 맞는 자기만의 개성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분명한건, 앞서가는 글로벌 브랜드들은
 자기 철학과 개성을 가지고 그 개성을 통해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습니다.


또 단순히 물건을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파는 것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거기에서 형성된,
브랜드 개성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부분은
분명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지점입니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매력을
느끼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는,
바로 이 브랜드 개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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