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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덕 Go Duck Oct 21. 2024

Part3. 부자가 되는 방법? (3-1)

부자 이야기


Part3-1

소원 빌기와 기도



부자가 되는 데는 실로 다양한 방법이 있다. 어찌 되었든 부자란 재물 즉, 돈이 넉넉한 사람이니 돈을 벌 수 있는 모든 수단이 곧 부자가 되는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세상엔 온갖 돈 버는 방법들이 난무하고 그럴수록 어떤 게 정말 부자가 되는 방법인지 더더욱 헷갈리기만 한다. 더구나 그 많은 방법들 모두가 그럴듯해 보이기까지 하니 혼란은 한층 깊어진다. 그렇다고 방법을 찾는 걸 멈출 순 없다. 방법을 알아야 방향이 보이고 방향을 알아야 나아가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소원 빌기와 기도도 부자가 되는 한 방법이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르지만 실질적으론 거의 비슷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기복신앙과 초자연적 힘을 이용한 이 방법은 언뜻 비이성적이고 비과학적이며 황당하고 무책임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실제 많은 사람들이 널리, 그리고 자주 애용하는 상당히 대중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이 방법들은 그 어떤 방법보다 간단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다.

이 방법들이 간단한 이유는 그저 열과 성을 다해 진심과 지극정성으로 빌고 또 빌고 바라고 또 바라며 믿으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진심과 정성을 다한다는 게 만만한 일은 결코 아니지만 그냥 빌면 된다는 설정이 다른 방법들에 비해 복잡함이 훨씬 덜하기에 그런 면에선 상당히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방법들이 가장 어려운 이유는 소원과 기도에 담긴 진심과 정성, 간절함 같은 것들에 대한 평가가 당사자가 아닌 소원이나 기도를 받는 존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넘치는 정성을 다했다 해도 받는 존재가 부족하다 여겨 응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 한마디로 잘되면 신 탓, 못되면 내 탓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진심을 다해 소원을 빌고 기도를 올리던 어느 날, 나의 진심과 간절함이 마침내 하늘에 닿아 신이 이렇게 물었다(고 가정해 보자).


신: 부자가 되고 싶은가?

나: (.......................) 놀라서 말문을 잊었다....


수많은 시간을 진심을 다해 빌고 또 빌어 마침내 그 간절함으로 신이 나타나 내게 물었지만, 광휘를 두르고 갑자기 나타난 신의 존재에 놀라 혼이 달아나버린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입만 벌리고 있을 뿐이다. 대답은커녕 머릿속이 온통 하얘져 이곳이 이승인지 저승인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분간할 수 없다. 그렇게 한동안 휘둥그레진 눈으로 입만 뻥긋거리다 시간이 차츰 지나며 빠졌던 혼이 조금씩 돌아오자 그제야 눈앞에 나타난 신의 물음에 대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나: '그래. 대답! 대답을 해야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잠깐, 그런데 뭐라고 답해야 할까?

     당연히 "예"지!!!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일념을 들어준다는데 Yes 말고 다른 대답이 뭐가 있어!!

허나 '예'라고 대답하려는 순간 걱정스런 생각 하나가 문득 스쳐 지나간다.


나: '그런데 신이 생각하는 부자와 내가 생각하는 부자가 다르면 어떡하지? 만에 하나 신이 생각하는 부자가 백만원 정도만 가진 사람이라면? 천만원 정도만 가진 사람이라면? 1억 정도라 생각한다면?'

머릿속이 언제 정지했었냐는 듯 빠르게 돌아가며 딱 맞는 해답을 찰나에 찾아낸다.


나: '그래!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다!! 그래 그거야!!'

생각은 끝났다. 이제 신을 바라보며 고개를 오십 번은 끄덕이고,


나: "당근, 그러므닙쇼. 말이라고 하십니까. 발이라고 하십니까. 당장에 나를 부자로 만들어 주십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세상에서 제일 돈 많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십...... 앗!! 아니!! 잠깐! 잠깐만요"

대답을 하려는 순간 빛보다 빠른 속도로 두뇌가 다시 회전하며 대답을 정정한다.


나: "세상에서 제일 돈 많은 사람보다 10배..... 아니 100배.. 아니 1만배 많은 돈을 제게 주십쇼. 네네 그렇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그 정도의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요"

말을 마치자 신은 인간의 머뭇되며 번복되는 대답에도 전혀 노여워하는 기색 없이 "허허허허"하시며 사람 좋은.... 아니 신 좋은 웃음을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신: "허허허허 알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세상에서 제일 돈 많은 사람보다 1만배 많은 돈을 네게 주마"

하시곤 엄지와 검지를 딱 소리 나게 튕기며 당장에 계좌 이체를 해준다.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의 1만배 많은 돈을 현찰로 주기엔 현실적으로 무리니깐 말이다.(스마트 뱅킹 최고.)


그. 러. 나

그. 런. 일. 은. 없. 다.

절. 대. 없. 다.


뭐 그래도 완전히 확률이 "0"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신이 나타나 우리를 부자를 만들어줄 확률보단 빅뱅이 천억 번 시작되고 우주가 천억 번에 천억 번을 더 윤회해 내가 지금의 나와 똑같은 나로 다시 태어나는 확률이 훨씬 더 높을 것이다. 걸어서 우주 끝까지 가는 것이 훨씬 더 빠를 것이다.


그렇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간절히 원하기만 해선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소원 빌기나 기도만으론 절대, 결코 절대 네버 부자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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