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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덕 Go Duck Oct 21. 2024

Part5. 부자의 의미?(5-3)

부자 이야기


Part5-3

정말 부자가 되고 싶은가?




부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했던 사람 중 부자가 되는 것 자체가 목적인 사람은 없었다. 말이 좀 이상하지만 그렇다. 그들이 원하는 건 정말 30억, 100억, 1,000억 이상을 가진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현재보다 좀 더 나은 여유, 좀 더 나은 넉넉함, 좀 더 안정된 삶이었다. 그러니 그들이 진정 바라는 건 부자가 아니라 단지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지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물론 정말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설득하며 부자가 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즐기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질문한 사람들을 한정해서 얘기하면 그들이 실제 원하는 건 부자가 아니었다. 다만 실제 원하는걸 가지기 위해 '부'가 필요하다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객관적 수입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그들 모두는 현재를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느꼈다. 연봉이 3천만원인 사람은 그만큼의 어려움이 있었고 5천만원인 사람 역시 그만큼의 어려움이 있었다. 1억인 사람도 마찬가지였고 그 이상을 버는 사람 역시 그랬다. 직무도 상관이 없었다. 소, 중, 대기업의 회사원이든 공무원이든 자영업자든 상관없이 모두가 자신의 상황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생활을 해나가는데 부족하다 여겼다. 

부족은 불안을 가져온다. 앞으로 얼마를 더 일해야 할지, 얼마를 더 살게 될지, 그리고 얼마의 돈이 더 들어갈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모든 불확실성을 충분히 잠재울 만큼의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들을 불안케 했다. 그들은 그런 불안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노력하고 고민했으며 때론 그것이 불만이 되기도 했다.

그들이 원하고 목표하는 건 행복이었지만 그들에게 그것은 너무도 먼 나중의 일이라 당장의 불안한 현실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들의 가장 가까운 목표는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다. 지금 가진 돈으론 미래를 대처할 수 없다는 불안감, 이대로는 암울한 미래가 펼쳐질 거라는 공포감, 자식들을 위해 해줄 게 없을 것 같다는 압박감, 남는 게 없는 노년을 맞이할 것이란 두려움, 주변의 사람들과 발을 맞추지 못한다는 조급함, 그런 것들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물이 부족한 사람이 갈증을 느끼듯 그들은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인생이란 사막을 건너며 그들이 가진 건 크기만 다를 뿐 언젠간 바닥을 보일 물병이었기에 반드시 닥치게 될 갈증을 두려워했다. 그들은 그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낙원의 오아시스를 찾아내길 원했다. 그곳으로 가는 길이 반드시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 내심 알고 있었다. 끊임없이 물이 샘솟는 낙원의 수원지엔 결코 다다를 수 없다는 걸. 자신의 인생에 기적처럼 오아시스가 나타나지 않으리란 걸 그들은 알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겉으론 오아시스를 바라면서도 실제는 자신이 가진 것보다 조금 더 큰 물병을 가지길 원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사는 날까진 물병의 바닥을 마주하지 않길, 목마르지 않길 바랐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그들이 원한 건 정말 돈이 아주 많은 부자가 아니라 현재보다 좀 더 나은 미래였다.

앞서 말했듯 실제로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도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오늘도 부자가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분명 실제 부자가 아니라 그저 조금 더 나은 여유가 필요할 뿐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사실을 차마 인정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현재보다 조금 더 나은 경제적 여유를 갖는 건 10억, 20억, 30억 혹은 그 이상을 가진 부자가 되는 것보단 좀 더 쉬울 것이다. 조금 더 일하고,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영리하게 투자하고, 조금 더 생각하면 분명 현재보다 나은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업만으로도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는 현대인들에게 추가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자가 되는 것보단 훨씬 쉬운 일이다. 금액의 많고 적음은 잠시 잊고 어떤 방법으로든 수입과 자산을 조금씩 늘려간다면 어제보단 나은 오늘, 오늘보단 나은 내일이 될 것이다. 비록 한 달에 10만원만 플러스가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플러스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지식과 경험을 조금씩 쌓아가고 넓혀가다 보면 분명 더 나은길도 보일 것이다. 그러면 10만원이 20만원으로, 20만원이 30만원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늘어날 길도 보일 것이다.


삶이란 하루의 연속이며 지식과 경험은 그 하루의 쌓임으로 만들어진다. 우리가 지금껏 지나온 길은 한 걸음과 한 걸음이 모여서 만들어진 길이며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 쉽지 않은 길을 걸어 지금 여기에 섰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걸어 나갈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꾸준히 하루를 쌓다 보면 경제적으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은  분명 찾아올 것이다.

다만 욕심과 집착은 경계해야 한다. 욕심과 집착은 정상적 판단을 어렵게 하고 우리가 가는 길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기에.


나는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스스로에게 한 번쯤 이런 질문을 해보길 권하고 싶다.


왜 부자가 되려고 하는지,

자신에게 부자의 의미가 무엇인지,

자신이 원하는 게 정말로 부자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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