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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 다시 숨을 쉬다

공황 발작을 잠재운 에센셜 오일

by 이지현

"숨이 멈추는 순간, 무엇이 나를 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그날의 레슨에서 나와 회원이 함께 마주한 두려움과 극복의 순간을 상징한다. 단둘뿐인 스튜디오에서, 우리는 고요 속에서 뜻밖의 위기와 마주했다.


회원은 오랜만에 스튜디오를 찾았다. 평소에는 밝은 미소로 문을 열고 들어오곤 했지만, 그날의 그녀는 달랐다. 피곤에 찌든 얼굴과 천천히 주저앉는 모습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좀 피곤해 보여요. 괜찮으세요?"라는 내 질문에 그녀는 어제 잠을 잘 못 잤다며 가볍게 웃어넘겼다.


우리는 평소와 같이 레슨을 시작했다. 몸을 천천히 움직이며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던 중이었다. 캐딜락 위에 앉아 허리를 굽히는 동작을 시도하던 순간, 그녀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괜찮으세요?"라고 물었지만, 그녀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숨이 가빠지고 얼굴에는 공포가 스치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단순한 근육 경련이 아니었다. 공황으로 인한 호흡 곤란이었다.


나는 머릿속이 하얘졌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스스로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그녀의 손을 잡고 조용히 말했다. "천천히, 괜찮아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 보세요." 그녀는 고개를 떨군 채 여전히 긴장하고 있었다.


스튜디오의 적막함 속에서 힘들어하는 그녀의 옅은 신음 소리가 섞여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녀는 스스로 안정을 찾을 수 없는 상태였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나는 즉시 상담 데스크로 달려가 준비된 에센셜 오일을 가져왔다.


'팔을 뻗어 상체를 굽히는 동작 중 호흡 문제가 발생했으니, 몸의 앞쪽 굽힘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앞쪽 근육을 이어주는 경락과 근막을 생각하면 전방선, 그리고 수태음폐경과 수양명대장경이 연관되어 있다. 그렇다면 잎 계열 오일이 적합할 것이다.'

머릿속에서 빠르게 이런 판단이 스쳐갔다. 나는 티트리, 민트, 바질 오일을 손에 들고 그녀에게로 돌아갔다.


먼저 티트리 오일의 뚜껑을 열었다. “이 향을 맡아보세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 보세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병을 받아 들었지만, 티트리의 상쾌한 향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은 민트 오일이었다. “이건 조금 더 시원한 향이에요. 천천히 느껴보세요,”라고 말하며 병을 건넸다. 민트의 청량함이 잠시 그녀의 숨을 가다듬는 듯했지만, 여전히 부족함이 느껴졌다.


바질 오일을 준비하며 나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향도 한번 맡아보세요. 천천히 들이마시면 돼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향을 들이마셨고, 바질 특유의 따뜻하고 달콤한 풀 향이 그녀의 긴장을 조금 풀어주는 듯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뭔가 여전히 숨이 막히는 것 같아요.”


그 순간 나는 로즈마리를 떠올렸다. “로즈마리 향도 한번 맡아볼까요? 이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로즈마리 오일의 뚜껑을 열고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 향을 천천히 맡아보세요. 깊이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면 좋아요.”


그녀는 병을 받아 조심스럽게 향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놀랍게도, 로즈마리 향이 그녀의 숨을 차분히 가다듬고 굳어 있던 어깨를 풀어주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꽉 잠긴 문이 천천히 열리는 것 같았다. 그녀의 호흡은 점차 안정되었고, 얼굴에 여유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잘하고 계세요. 계속 천천히 호흡해 보세요”라고 조용히 격려하며 그녀 옆에 앉았다. 그녀는 몇 번의 깊은 호흡을 더 하며 점점 안정감을 되찾았다.


나는 그녀의 반응을 지켜보며 조용히 물었다. “괜찮으세요? 몸이 좀 나아지셨나요?”

그녀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훨씬 괜찮아졌어요. 아까는 너무 무서웠는데, 지금은 숨을 편히 쉴 수 있어요.”


나는 그녀가 로즈마리의 힘으로 안정을 찾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말했다. “좋아요. 이제 천천히 다시 동작을 이어가 보도록 할게요. 무리하지 않고, 지금의 호흡을 유지하면서 진행해요.”


움직임은 조심스러웠지만, 확실히 안정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로즈마리의 향이 스튜디오를 은은하게 감싸며 그녀의 몸과 마음을 다시금 이어주는 듯했다.

동작 하나하나를 이어가며 그녀의 표정도 점차 밝아졌다. 그녀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고, 몸의 균형과 호흡을 조화롭게 유지하려는 의지가 보였다.


그날, 로즈마리 오일은 그녀의 마음속 깊은 두려움을 잠재우고 새로운 안정을 선사했다.

“정말 고마워요. 향 덕분에 많이 편안해졌어요,” 그녀가 작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향은 단순히 냄새를 넘어서, 우리 몸과 마음을 돌보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답하며 그녀를 격려했다.


그날의 경험은 아로마테라피에 대한 내 신념을 다시금 확고히 해주었다. 이 작은 병 속의 향기가 그녀의 공포를 잠재우고 새로운 숨을 선물했다. 나는 확신했다. 에센셜 오일은 우리를 치유하고,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때로 우리의 삶은 예상치 못한 순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그 순간은 마치 시간마저 멈춘 듯한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숨이 막히고,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불안과 공포가 우리를 덮친다.


로즈마리가 그녀의 공황 상태를 진정시켰던 것처럼, 향은 우리 일상의 작은 기적이 될 수 있다. 여러분도 자신의 삶 속에서 이러한 순간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그녀가 다시 일어나 미소 지었던 것처럼, 당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리고 에센셜 오일의 치유는 언제나 당신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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