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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May 11. 2023

한의사 보건소장을 만나다 (1), 이진윤 익산시보건소장

보건행정, 한의보건사업, 공직한의사협의회

가장 대표적인 공공보건기관인 보건소는 전국에 258개가 있다고 합니다. 그중 한의사 출신 보건소장은 두 분뿐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3월, 그중 한 분인 이진윤 익산시 보건소장님을 비대면으로 만나 뵈었습니다. 생생한 이야기를 갈매기와 용, 플라밍고가 전해드립니다!
[이진윤 소장님 약력]
익산시보건소장
공직한의사협의회 회장
원광대 한의과대학 졸업

intro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익산시 보건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진윤이라고 하고요, 원광대 한의대를 93년도에 들어가서 2003년도에 졸업을 했어요. 보건소에서 공직 생활은 2006년부터 하고 있네요. 공직생활은 지금까지 17년 정도 하고 있고요, 보건소장으로는 2021년 7월부터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Q. 소장님의 일과와 일주일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직장인은 거의 비슷하죠.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때 퇴근하고 그런 일정이에요. 보건소장실이 있어서 직원분들이 계속 찾아와서 서로 다양한 일을 상의하고 결재할 것 있으면 결재하고요. 익산시 보건소는 200여 명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어요. 3개 과, 14개 보건지소, 25개 보건진료소, 2개 건강생활지원센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건소장은 보건소 내 업무를 총괄하고 조정, 조율하는 역할이어서 회의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일주일에 한 두세 번씩 시장님과 같이 간부회의를 하고, 또 거기에서 나온 중요한 사항들을 보건소에서 다시 회의하면서 우리 직원들한테 전달하고요. 매일 각 부서에서 발생하는 중요 내용을 보고 받고, 필요하면 업무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심각할 때는 쉬는 날이 없었는데요, 요즘에는 평일 위주로 근무하니 좋습니다.

 

Q. 소장님께서 처음에 한의대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어렸을 때 조금 허약해서, 저는 기억이 없지만 어떤 한의사분이 목숨을 살려준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해요. 이은성 씨가 지은 소설 동의보감의 영향도 컸던 것 같고요. 공부를 썩 잘하지는 못했지만, 하다 보니 운 좋게 합격했습니다.

 

Q. 학부 때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학생 때 풍물패를 했어요. 한의학이 민족 의학이라 생각되던 시절이라, 민속문화연구반(두레)에서 풍물, 탈춤, 민요 등을 하면서 학창 생활을 보냈습니다. 지금도 동아리가 다행히 유지되어서 며칠 전에도 풍물패 개강 모임에서 같이 식사도 했어요. 대학교 때는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사회에 나오니까 그때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가끔 학생들을 보면 활력을 많이 얻기도 하고요. 동아리 생활을 했던 게 제 생활의 활력소입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풍물패를 하면 학생회를 당연히 해야 하는 시절이라, 문화부장 역할을 수년간 했었어요. 학교 행사 기획을 했던 경험들과 당시의 인간관계 경험이 현재 공무원 생활을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동아리 졸업 선배님 중 몇 분이 보건소에서 근무하실 때 놀러 갔던 게 공공의료를 처음 접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고요(당시에는 공중보건한의사가 없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학생 때에는 ‘동아리를 잘하자.’는 게 제일 큰 관심사였던 것 같아요. 지금도 동아리가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습니다.

 

Q. 그러면 동아리 활동 외에 학교 다니면서 해보기를 추천하는 활동이나 공부가 있을까요?


A. 지금 생각해 보면 대학교 때 물론 공부도 중요하지만, 공부는 기본으로 다들 하니까.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갔으면 좋겠더라고요. 공부는 기본이고 노는 거나 여행하는 거나 다양한 경험을 하면 좋겠어요. 제가 볼 때는 학생 때가 가장 꽃다운 시절인 것 같아요. 대학 생활, 특히나 저학년일 때 공부 외에 많은 경험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그런 경험들이 너무 좋은 추억들로 남아있어서, 과거를 떠올려보면 항상 좋은 기억만 있어요.

 

보건소 내 한의사


Q. 이제 보건소에 대한 질문인데요. 먼저 보건소에서 일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지금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근무를 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제가 졸업할 때쯤, 2000년도 초반만 해도 막 주5일근무제를 시작하는 단계였어요. 병원들은 지금 주 5일 근무를 하지만, 일반 한의원이라든지 의원이라든지 토요일까지 근무하는 곳이 (여전히) 많잖아요. 그때 당시에도 그랬던 것 같아요. 공무원들이 제일 먼저 주5일 근무가 됐는데, 그때 어떻게 우연히 보건소에서 채용 공고가 나서 지원했고, 지금까지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러면 보건소에서 진료하는 한의사로 들어가신 건가요? 진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A. 네, 처음에는 진료 위주로 봤었는데, 한 7~8년 지난 뒤부터는 행정 위주로, 과장으로서 한 부서를 책임졌습니다. 작게는 10명, 많게는 20~30명 정도 되는 부서들을 책임져왔습니다.


보건소 내 한의 진료는 민간 영역의 소규모 한의원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인 침, 뜸, 부항, 보험 한약을 위주로 합니다. 보건소에서 진료를 위주로 하는 한의사는 1,000여 명의 공중보건한의사와 90여 명의 공직한의사들이 있습니다. 공중보건한의사는 병역 대체복무로 도농복합도시(중소도시), 농어촌에 근무하고, 공직한의사는 주로 서울, 경기, 광역시에 근무합니다.

 

Q. 다음 질문으로, 의무사무관에서 보건소장까지 여러 직책을 거쳐오셨는데, 각각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보건지소장으로 시작해서 건강생활지원센터장, 보건사업과장-여기까지가 의무사무관이라는 직급으로 세 가지 직책을 거쳐왔고요. 그리고 보건소장으로 승진하면서 의무사무관(5급)에서 기술서기관(4급)으로 직급이 바뀌었어요. 공직에 의무사무관으로 입문한 후 각 부서장을 거치면서 업무 영역이 점점 커졌어요. 장이라는 게 총괄하는 역할이잖아요. 만약에 보건지소장이면 보건지소를 총괄하는 역할, 건강생활지원센터장이면 건강생활지원센터 전체를 총괄해요. 함열보건지소장은 함열읍을, 건강생활지원센터장은 4개 동(인화동, 동산동, 평화동, 마동)을, 보건사업과장은 익산시의 보건사업을, 보건소장은 익산시 내 모든 보건 업무를 총괄, 관리해요. 총괄한다는 것은 잘못하면 책임도 많이 져야 하고, 잘하면 그 이상 칭찬도 많이 받는 자리인 것 같아요.

 

Q. 소장님께서 행정 업무를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또한 보건소에서 행정 업무가 아니라 임상 진료를 계속해서 할 수 있나요?


A. 예전에 공무원 정보지식인 대회라고, 기획서를 누가 더 잘 만드는지 평가하는 대회에 출전해서 상을 몇 개 받았거든요. 물론 그 전부터 행정 쪽으로 노력을 해왔었어요. 대회에서 상을 받은 뒤에 행정을 하면 어떠냐는 권유를 많이 받았고, 그 후로 이 길을 오게 되었습니다. 보건지소장으로 있을 때는 행정보다도 한의과 진료를 많이 했었죠. 그 이후에 건강생활지원센터장을 하면서 행정만 하게 되었어요.


저는 현재 보건소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진료할 기회는 거의 없어요. 워낙 일이 많다 보니 환자는 못 보게 되는데, 하려면 할 수는 있겠죠. 진료는 하고 싶으면 계속할 수 있겠지만, 행정 쪽으로 가고 싶으면 스스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변화가 있습니다.

 

Q. 보건소에서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A. 이건 아마 대부분의 공무원이나 직장 생활하시는 분들도 거의 비슷할 건데, 열심히 일해서 상 받을 때, 승진할 때 보람이 있고요. 그리고 보건소라는 업무 특성상 대부분이 무료거나 아니면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혜택을 드릴 수가 있어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말들을 많이 들으니까 하루하루 기분 좋을 때가 많죠. 저뿐만 아니라 보건소에 계시는 대부분 직원들이 시민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많이 받아요.


힘들었던 건 코로나 때, 특히 델타,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기에 매일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직원들이 힘겹게 하루하루를 견뎠습니다. 직원들 모두 어려움이 많았는데 시간이 해결해주네요. 당시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보건소 내 한의학


Q. 다음으로 익산시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한의과 사업이 궁금합니다!


A. 전국에 한 258개 보건소가 있는데, 익산시 보건소가 전국에서 한의보건사업을 가장 많이 하는 보건소라고 해요. 익산시는 원광대학교가 있는 도시라 그런지 제가 오기 전부터 한방사업팀이 별도로 있었어요. 지금 따로 한방사업만 하시는 분들이 일곱 명이 있으세요. 공보의 선생님 두 분과 일반 직원 다섯 분이 한의과 사업만 하기 때문에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고요.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생애 주기별 건강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해드리고 있어요. 그리고 익산은 농촌과 도시가 같이 공존하는 도농복합 도시여서, 의료 취약지에는 방문 진료 사업을 하고 있고요. 조금 특징적인 것은 난임 사업, 산후 건강관리 사업 등을 추가적으로 하고 있어요.

 

Q. 공공보건의료 체계 내에서 한의학, 한의사의 역할에 대한 소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질문이 참 어려운데요(웃음). 한의학이 가진 장점이 많아요.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다양한 사업들이 실제로 경쟁력이 있고 만족도도 높아요. 난임 사업 같은 경우에는 참여한 뒤 순산하신 분들도 많고, 산후 건강관리 사업으로 편안하게 산후조리를 했다는 분들도 많고요. 치매 예방 사업도 마찬가지로 장점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앞으로 어떻게 제도화시키고 살려 나갈 것인지가 지금 한의사, 그리고 학생들, 후배분들이 공공 분야에 많이 진출해야 하는 이유이고, 고민해야 하는 부분 같습니다.

 

Q. 전국적으로 한의약 관련 보건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A. 공중보건의 제도가 의사, 치과의사 다음으로 한의사 공보의가 제일 늦게 생겼어요. 한의학이 제도권에 가장 늦게 들어갔고, 다른 보건 사업들의 경우와 비교해서도 늦게 편입된 거죠. 이미 자리를 잡은 보건 체계에 뒤늦게 들어가기도 했고, 또 들어간 지 불과 20여 년밖에 안 됐거든요. 농어촌 지역은 한의과 공보의의 수요가 상당히 많지만, 도시지역에는 한의원과 같은 대안이 많기 때문에 그런 수요들이 좀 적은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세세하게 보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사람이 적어요. 그렇다 보니 전국 단위의 프로그램으로 활성화할 때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현재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중요한 문제죠. 관련한 난임 사업, 산후 건강관리사업과 같은 한의약 보건사업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아요. 고령화에 대응한 치매 예방사업이라든지 방문건강관리사업 등도 상당히 반응이 좋아요. 효과와 만족도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도와 법령 개선으로 더 많은 국민이 다양한 한의약 건강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공공보건에 관심을 가지는 한의대생이 키우면 좋을 역량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대학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 정도 한의학에 대한 역량은 갖추게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상당히 다양하더라고요. 구체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학교 다닐 때부터 채용 공고를 보면서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할지 확인하고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또 공직 생활은 한의원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근무해야 하는 곳이다 보니 친화력이 있으면 근무하기가 수월하고요. 보건소 또는 정부 공공기관에 근무할 때 기획력이 있다면 다양한 보건사업을 만들어 낼 수 있죠.


사실 저는 공공 부분이 엄청 중요하다고 봐요. 한의계가 지금 침체된 이유는 공공 쪽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공공 분야에서 결정되는 많은 일들이 있으니까요. 만약 현재 56개인 보험한약 처방이 그보다 더 많이, 100개, 200개로 넓혀지면 훨씬 많은 국민들이 좋은 치료, 혜택을 저렴한 비용으로 많이 받아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또 만약 여러 치료법이 보험화되면 마찬가지로 더 좋은 서비스를 받으면서 값싼 비용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겠죠. 이런 건 한의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 즉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한의사가 공공 분야에 더 많이 진출하면 보건사업도 더 많이 기획되고, 확산될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공직한의사협의회


Q. 이제 공직한의사협의회에 대한 질문인데요. 2016년부터 회장으로도 계신 공직한의사협의회가 결성된 계기, 결성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A. 공직한의사협의회가 2016년에 만들어지긴 했는데, 이전의 2년 정도는 보건소에 근무하는 한의사 모임이 있었어요. 2014년 같이 모임을 만들고 카페 활동을 하다 보니 보다 발전적인 단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공공 부문에는 계약직으로 계신 분들이 많거든요. 일하면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공유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 위해 단체가 만들어졌어요. 그 이후에 이제 공공기관에 계신 분들, 공직 한의사분들이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무엇보다 공직한의사들이 전국 각 지역에 한두 명씩 따로 떨어져 있어서,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궁금한 사항을 공유할 필요성이 크다고 느꼈었어요.


현재 공직한의사협의회에는 총 130여 명이 있는데, 보건소에 계시는 분들이 한 90여 명, 전국 공공기관에 계시는 분들이 한 40여 명이 있어요. 대부분 보건소에 계시는 분들이 일차 진료를 맡아서 하고 있고요. 정부 공공기관에 계시는 분들은 보건복지부라든지, 한의약진흥원이라든지 이런 곳에서 연구 혹은 행정을 맡고 계시거나, 코로나 역학조사관 분들도 계시고, 또 WHO와 같은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도 있어요.

 

Q. 공직한의사협의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A. 우선 공직한의사협의회 단톡방을 운영하면서 근황이나 서로의 경험에 관해 얘기합니다.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기간에 역학조사관으로 근무하는 분들이 계셔서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었어요. 또 2016년부터 지금까지 보수 교육을 매년 하고 있어요. 보건복지인재원에서 매년 한 번씩 1박 2일로 보수교육을 진행하는데, 역량 강화 교육, 리더십 교육이나 표준임상진료지침에 대해 배우는 장을 만들고 있어요. 그 외에 1년에 한두 번씩 친목 모임을 하고, 심포지엄 등의 행사도 진행하면 1년이 지나갑니다.

 

Q. 그러면 소장님께서는 이러한 일들을 다 총괄하고 계신 건가요?


A. 공직한의사협의회에서 제 역할이 총괄이라기보다는 기획을 하고 있어요. 총괄은 상하관계가 있다고 느껴지는 단어인데, 공직한의사협의회는 말 그대로 협의회이고 서로를 동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명목상 회장, 앞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정책 제안을 많이 하고, 회원분들이 바라는 게 있으면 협회 등에 요청하고, 협회에서 또 저를 통해 공직한의사협의회 회원분들께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전달하고요.

 

Q. 공직한의사협의회에서 지금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보건소에 계신 분들의 경우에는 코로나가 한창 유행할 때는 역학조사나 선별 진료를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서로 네트워크를 가지고 함께 해결해보려 노력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일상 회복이 되었잖아요. 한의과 진료실에서 일어나는 애로사항들을 해결하려는 게 있고요. 공공기관에서는 공공병원이 지어질 때 한의과 진료실을 추가로 담아내려고, 확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계세요.

 

Q. 공직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의대생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대만드에서 지금 인터뷰하는 것처럼 각 분야의 선배들을 찾아가서 면담하면 생생하게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공공보건의료는 혜택을 드릴 수 있는 범위가 좀 더 넓어요. 만약에 익산시 보건소에서 좋은 사업을 하나 기획하면 익산시 전체에 혜택이 갈 수 있는 거죠. 요즘에는 다른 지자체의 사업을 벤치마킹해서, ‘익산에서 저거 한다는데 우리 시에서도 하자’와 같은 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꽤 많거든요. 그렇게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는 사업이 있으면, 보람이 상당히 있죠. 혹시 정책 기획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분야에 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한의계에서 지금 정부, 지자체 등 공공 부문과의 협력이나 보장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공직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민간 영역에서 공공 부문과 협력하면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들을 하면 좋겠습니다.


대만드 공통 질문

Q. 인생 그래프를 그린다면 소장님께 있어서 가장 좋았던 그리고 뿌듯했던 UP의 순간과 가장 포기하고 싶었던 DOWN의 순간이 언제였는지, 그리고 그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그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A. 먼저 대학 합격했을 때! 그때를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혼도 UP의 순간으로 꼽고 싶고요, 보건소장으로 승진한 것도 상당히 행복했던 순간인 것 같습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때는 코로나 때입니다. 2021년 7월에 보건소장이 됐는데 그때 코로나 델타 변이, 오미크론 때문에 익산시에서 하루에 몇 천 명씩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었어요. 이런 상황이 한 8~9개월 지속되어서 하루도 빠짐없이 밤낮을 모르고 근무했던 것 같아요. 저도 많이 지쳤지만, 직원들이 너무나 힘들어하는 걸 보고 있는 것 자체도 상당히 힘들었고요. 시간이 많이 해결해 준 측면이 있고, 가족, 동료,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고 함께 극복하자고 서로 다독여주다 보니까 괜찮아졌네요.


Q. 진로를 고민하는 한의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A. 아무래도 공직에 있다 보니까 공직으로 많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보통은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으로 많이들 가시잖아요. 그 외의 선택지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다른 분들이 갔던 길을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외에 없었던 길을 개척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힘들기도 하겠지만, 좀 더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진로 선택에 있어서는) 자기가 어떤 일을 하면 행복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공직의 경우에는 조직에 들어와야 하잖아요. 만약 조직에 몸담는 것보다 환자를 치료하면서 행복하다면 임상 쪽으로 가는 게 맞겠지만, 조직 생활을 한번 해보고 싶다면 공직 쪽을 생각해보아도 좋을 거예요.


Q. 사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전국에 한의사 보건소장은 소장님을 포함해 두 분 정도뿐이라고 알고 있어서, 소장님께서도 새로운 길을 가고 계신 것 같습니다!


A. 감사합니다(웃음). 그런데 제 경우에는 새로운 길이라기에는 선배 보건소장님들 하시는 걸 많이 봐와서,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어요.


Q. 소장님의 앞으로의 목표,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가 궁금합니다.


A. 단기 목표는 지금 하고 있는 사업 발굴을 잘 마무리하는 거예요. 사업 발굴은 국가 예산을 많이 발굴해서 시민들께 좋은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해요. 제가 맡은 역할이다 보니 사업 발굴이 지금의 목표인 것 같습니다. 장기 목표는 수백억, 수천억 원의 대형 보건 사업들을 익산으로 유치하는 것입니다. 직원들과 같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Q. 소장님께서 하시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A. 더 젊었을 때는 세상이 바꿔지리라고 생각했는데요 (웃음). 지금은 주변 분들한테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동안, 계속 공부하면서 시민분들을 위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을 바꾼다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제 역할을 잘 해서 시민들께 좋은 영향이 갔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이 있습니다.


책임과 열정이 느껴지는 이진윤 소장님과의 인터뷰! 잘 읽어보셨나요? 공공보건의료 분야에 관심을 가진 한의대생으로서 고민이 많은 요즘, 비대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또다른 ‘전국유이(2)’의 한의사 출신 보건소장이신 이재성 화천군 보건의료원장님과의 인터뷰도 기대해 주세요-!

Interviewer. 갈매기, 용, 플라밍고

Writer & Editor.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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