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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헤부부 Oct 26. 2020

Ep. 04 - 109.5호의 비밀

과학고생의 치킨

다이아몬드는 탄소 원소간의 공유결합으로 이루어진다. 그 탄소원소들이 이루고 있는 결합각은 109.5도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109.5는 탄소의 공유결합 각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학교의 기숙사에는 109호와 108호 사이에 빨래 건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그 공간을 우리는 109.5호라고 불렀다. 


그 방이 가지는 의미는 조금 특별했다. 방충망이 나사로 잠겨 있었는데. 그 방충망의 나사를 풀게 되면 창문하나가 열리게 되고 기숙사 밖으로 탈출할 수 있게 된다. 보통 우리 학교는 통행금지 시간이 있어서 안에서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출입문이 대부분 막혀 있는데. 그 곳의 창문이 안쪽에서 나사를 열수 있게 되어있다. 


그 통로를 통해 수많은 치킨이 오고 갔으며, 그 통로를 통해 수많은 친구들이 일탈을 꿈꾸고 한밤중에 노래방을 다녀오는 사건들도 있었다. 


얼마 전 109.5호의 비밀을 알게 되었는데 이번 주엔 4층에서도 치킨집 아저씨와 접선했다는 속보이다. 들리는 바로는 4층 창문으로 세수대야를 묶어서 내렸단다. 기숙사 4층은 1층처럼 방충망이 고정되어있는 형태가 아니었던 것 같다. 학교 기숙사는 총 4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1층은 1학년 남자, 2층은 2,3학년 남자. 3층은 2,3학년 여자. 4층은 1학년 여학생들이 사용했었다 1학년 여학생들의 무용담이었다. 치킨을 향한 열정은 대한민국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아메리카의 금주령이 선포되자 미국의 주류시장은 물밑으로 들어가고 음지에서 더 큰 시장이 형성되어갔다. 치킨이 금지된 기식사에서는 날이갈수록 치킨 수급의 기술이 발전해가고 그 규모도 점점 커갔다. 그때 학생들과 선생님 및 사감선생님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치킨 데이를 선포하게 된다.


아예 날을 잡았다. 학생회장은 선생님들과 소통하여 원하는 사람들에 한하여 공식적으로 치킨을 시켜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름하야 치킨데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날을 정해 공식적으로 치킨을 시켜먹을 수 있도록 제한을 풀어준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일주일에 한번씩 저녁메뉴로 치킨이 나오는데 공부스트레스든 일 스트레스든 스트레스 해소에는 치킨이 최고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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