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을찾는아이 Sep 24. 2021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

문제 해결의 본질은 문제를 제대로 아는 것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것.
미국은 더 이상 위대한 국가가 아니다.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을 함께했던 나의 모멘텀 드라마는 뉴스룸이라는 드라마였다. 미국 드라마임에도 내가 관심 있게 보게 된 배경은 간단했다. 덤 앤 더머를 연기하던 제프 다니엘스가 명석한 엘리트 미디어 저널리스트 '윌 맥어보이(Will McAvoy)'로 변신했다는 점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보도국 안에서의 서로 간의 치고받고 하며 갈등을 겪고, 올바른 저널리즘이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한다는 점도 내겐 흥미로운 소재였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뉴스룸 드라마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미 시즌1 첫 화. 그것도 첫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대학교 내에서 진보, 보수 패널과 함께 토론하는 장면에서 '윌'은 미국이 위대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대학생의 질문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기계적 중립을 계속 지켜오던 포지셔닝에서 벗어나 미국이 왜 위대한지 모르겠으며, 지금 미국은 위기인 상황이라고 면박을 제대로 준다. 그리고 마지막 멘트는 국가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통용되는 말이었다. 문제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여전히 나를 고민하게 해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문제(Problem).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피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으면 그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평상시에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다가 어느 결정적인 계기가 그 상황을 문제로 인식되게 만든다. 


 한 개인의 예를 들어보자면 작년에 입었던 바지가 오늘 입어보려고 하니 허벅지부터 들어가지 않는다. 이걸 다시 번역해보자면, 체중이 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체중이 늘었다는 사실이 개인에게 인지되는 순간, 체중을 빼야 할까 늘려야 할까를 고민하는 것은 순전히 본인의 선택이다. 그 바지를 입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체중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 아니라 문제가 된다. 


 위 문제? 바로 내 문제였고, 지금도 그렇다. 평상시에는 별다른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가 계절이 바뀌게 되어 옷을 갈아입는 순간 직면하게 되는 순간을 서술한 것이다. 체중을 뺄 동기가 없다고 판단이 된다면, 그냥 사이즈에 맞는 바지를 찾아서 사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바지에 맞게 입어야겠다는 강력한 동기가 있다면 기어코 살을 빼서라도 그 바지에 맞게 체중을 줄이려는 노력을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체중을 줄이는 게 어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정도로 쉽던가. 끊임없는 운동과 식이요법이 병행되어야 그나마 일의 자리 숫자가 바뀔까 말까인걸. 체중이 늘었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먹는 걸 줄여야 한다는 고통과 귀찮은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걸 해내야 한다. 


 사실 여기선 체중이라는 문제를 예를 들어서 제시했지만, 사람들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복잡하게 다른 이들과 얽힌 여러 다양한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나 역시 여러 문제를 안고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일상이다. 그리고 문제의 상당수는 나 스스로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때로는 그 문제가 무거워서 아몰랑 하고 내려놓고 싶은 수없는 순간도 많다. 


 다시 말해, '문제의 완전한 해결'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부딪히지 않으면 그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끊임없이 여러 방법을 시도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달려 나가야 해결될 수 있을까 말까이다. 그럼에도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도전하는 이유는 사람은 더 나은 삶을 지향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 때문 아닐까.

 

 내 삶에 여러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내 머릿속을 뒤집어 놓을 때. 나는 윌의 저 대사를 읊조리며 고민을 해본다.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기 위해 차분히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진정 문제가 정말 무엇인지를 찾아내어본다. 의외로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하지도 않지만, 반대로 또 간단할 수도 있는 것이 문제이니까.


 

이전 08화 결국, 버티셔야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