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숨은 조력자, 방법론

통계?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by 글쓰는 몽상가 LEE


* 심리학 석사 일지는 실시간 진행형이 아닌, 과거시점을 복기하여 작성하는 에세이로 경험한 순서가 다소 섞여 있을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연구방법론은 논문 작성을 위한 필수 과목이므로 반드시 들어야 한다. 강의계획서를 보는 순간부터 숨이 턱 막히는 용어들, 통계 프로그램을 학습해야 하는데, 과연 수학이 싫어서 문과를 택한 뼛속까지 문과인 내가 해낼 수 있을까?



* 연구방법론이란?

연구를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절차와 기법을 의미하며, 데이터 수집·분석·해석의 과정을 포함한다. 연구의 신뢰성과 유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연구의 뼈대라고 할 수 있겠다. 연구 설계의 핵심 포인트는 연구 문제를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방법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나의 연구주제는 외상 후 성장에 관한 주제로 양적연구를 진행하고자 하는 큰 틀을 가지고 있었다(질적 연구는 애초에 하고 싶어도 내 역량에는 진행하기도 힘들다는 걸 깨닫고 빨리 포기함).


* 여기서 양적연구연역적 사고(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로 검증함)가 기반이며, 측정 가능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연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 방법으로는 설문조사, 실험, 패널데이터 분석 등이 해당된다. 양적연구는 수치와 통계적 분석을 통해 객관적이고 일반화 가능한 결과를 도출하는 연구 방법으로, 대규모 표본을 활용해 변수 간의 관계와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밝힐 수 있다. 하지만, 수치화된 데이터로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이나 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어려우며 소규모 표본이나 특정 맥락에 한정된 결과를 일반화할 때 한계가 있다.


사람의 심리를 연구하고자 하는 심리학에서 양적연구의 데이터가 얼마나 타당성과 신뢰성을 보장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지만, 첫 논문부터 거창한 의미를 담고 진행하는 것보다 연구의 과정을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자는 생각을 했다.






연구방법론 첫 강의는 말 그대로 참고문헌을 어떻게 찾고, 인용과 표절에 대한 유의점 등 본격적인 통계 내용은 아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다. 과제도 내가 연구하고자 하는 주제의 선행논문을 찾아 참고문헌 작성해 보는 것으로 다소 귀여웠다(?).


그러나 곧 연구변인부터 가설, 연구문제 설정 등을 토대로 연구계획서를 작성해야 했으며(IRB 접수 시점과 연구방법론 수강신청이 시기가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가물가물하다), 무엇보다 통계 프로그램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선배들이 논문에서 사용한 프로그램을 참고해서 *SPSS로 결정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서 강의하는 프로그램은 R이었다. 그래서 동기 중에는 SPSS대신 R로 진행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


* 참고

SPSS(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s)란, 기술 통계, 이변량 통계, 회귀·요인·클러스터 분석, 공간분석, 시뮬레이션, R·Python 확장 등을 제공하며,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도 지원한다. 사회과학·경영학 등 학술 연구와 시장조사, 정부 통계, 보건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통계 프로그램이다.


우선 나는 컴퓨터활용능력 2급과 정보처리기사가 있는데 둘 다 억지로(?) 땄었고, 컴퓨터활용능력 1급은 극악한 실기합격률을 보고 시도조차 안했었다(엑셀함수는 사용한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 반사적으로 숫자와 수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던 터라 통계가 정말 걱정됐었다. 결과 데이터를 이해나 할 수 있을지, 선행논문에 나와있는 외계어와 같은 결과를 해석할 수 있을지.


통계프로그램을 돌리는 건 둘째치고 용어에 익숙해지는 게 우선이었다. 모집단이 뭔지, 표집이 뭔지 표본의 크기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자유도는 무엇이고, 정규분포는 무엇인지 등등 말이다.


이런 정의들을 볼 때마다 이런 건 대체 어떤 머리 좋은 인간들이(...) 만들어냈을까 하는 것이다. 말도 왜 이렇게 어렵게 하는 건지, 한국말인데도 외계어 같은 느낌이다(교수님들도 안 보고 다 외우고 계실까라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용어 외우다가 때려치울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중간고사가 있기도 했고 어차피 공부해야 할 내용이라 안 돌아가는 머리를 꽤나 고생시켰던 거 같다.






앞서 우리 학교 수업은 SPSS는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넘어가고 R을 위주로 수업했기에 SPSS를 다루기 위해서는 별도로 학습이 필요했다. 나는 통계인재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이러닝으로 SPSS 강의를 들었다.


출처: 통계인재개발원


통계인재개발원에 접속하면 SPSS뿐만 아니라 파이썬, R 강의도 수강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 강의자료와 강의 퀄리티도 좋아서 기초를 배우고 적용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매 강의마다 실습할 수 있음).



물론 저 과정을 다 수강한다고 해서 전문가처럼 통계해석이 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다(이건 나만 그런 걸 수도 있지만). SPSS가 어떤 프로그램이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익히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강의이다.



학교수업에서 기초적인 용어들을 익히고, 통계인재개발원에서는 SPSS 프로그램에 대해 학습하고, 별도로 심리학 전공한 박사님께 통계 심화과정을 배우면서 그렇게 어찌어찌 논문의 형태를 갖추기 위한 준비를 했다.


이때 좀 후회되는 게 연구방법론 과목을 공부하면서 사회조사분석사 2급을 취득할 걸 그랬다. 지금은 외웠던 용어들 개념들이 거의 백지상태가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므로(...).






무튼 연구방법론에서 제일 중요한 과제인 연구계획서 발표시간이 있었는데, 교수님과 동기들 앞에서 발표하는 건 정말 너무 떨렸다. 내 연구주제가 까이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논문심사에 대비한 리허설'이라 생각하며 최대한 '나는 말하는 감자다'라는 주문을 외우며 발표했던 기억이 난다. PPT자료를 띄우고 연구목적부터 연구문제, 가설, 예상되는 결과를 발표했고 동기들이 내 연구주제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에는 발표를 평가받는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짚어주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동기들의 피드백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발표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보완해야 할 점과 잘한 점에 대한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셨다. 지도교수님께서는 별말 없이 넘어간 포인트를 짚으신 것도 있고, 반대로 지도교수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을 연구방법론 교수님은 넘어간 포인트들도 있었다. 최대한 두 교수님들의 의견을 참고하여(그래도 지도교수님의 의견이 좀 더 중요하긴 하니까), 진행하려고 노력했다.


이때 나는 생각했다. 박사는 절대 못하겠구나. 논문은 이번에 써보는 걸로 만족하자.라고 말이다. 통계를 제외하고 본문을 작성할 때는 나름 재밌었던 적도 있는데(페이지가 점점 채워진다는 뿌듯함), 설문을 시작하고 결과 데이터를 받기까지는 스트레스를 꽤나 받았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과가 안 나오면 꽤 아주 많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제 설문조사를 시작하고 데이터 결과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 과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데이터가 착착 모아졌을까? 제발 그렇게 나오길 기대반 긴장반 양념반 후라이드반의 심정으로 기도한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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