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집단의 소름끼치는 이기주의
한밤중 마을에 도착한 여자.
25년 만에 다시 머틀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다. 문을 열어보니 집은 폐가 수준으로 엉망이 되어있고, 어머니는 침대에 누워있다.
머틀은 간만에 돌아온 집을 둘러보며,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의 기억을 하나씩 되짚어본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자신이 정말 살인자가 맞는지 물어보고 어머니 몰리는 만약 그렇다면 그런걸 어떻게 잊냐고 반문한다. 살인자이든 아니든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마을 사람들
매드 몰리, 딸이 살인 누명을 쓰고 동네를 떠난 후 미쳐 버린 여자
머틀을 사랑하는 남자, 테디
늙은 의사와 손에 통증을 느끼는 부인
특이 취향을 가진 패럿 경사
잘생긴 윌리엄과 머틀의 드레스 첫 구매자 거트
마을의 권력자 에반 페티슨과 결벽증 걸린 부인 마리골드, 그리고 25년 전 죽은 아들 스튜어트
거짓말의 시작, 뷸라 해딘턴
간만에 사람사는 티가 나는 몰리의 집을보고 동네사람들은 살인자가 돌아왔다고 수근대기 시작한다.
풋볼시합이 한창인 경기장, 빨간드레스입은 머틀이 혈기왕성한 풋볼 선수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머틀의 미인계로 결국 지고 있던 던거타팀이 윈옙팀을 이긴다.
머틀은 거트에게 옷이 가지는 힘을 몸소 보여주고는 파티때 입을 드레스가 필요하면 찾아오라며 명함을 남긴다.
불현듯 떠오르는유년시절.
머틀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쫓기던 중 풍차 위로 올라가 겁에 질려 떨고 있다.
조금 뒤, 거트가 드레스를 주문하러오고 너무 비싼 가격에 망설이는 거트에게 머틀은 한가지 진실을 알려주면 흥정을 해주겠다고 한다.
그 때 아이들에게 쫓겨 풍차위로 올라간 날, 스튜어트에게 자기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냐고 묻고, 거트는 그렇다고 실토한다.
다음 날,거트의 드레스를 만들던 중 패럿 경사가 상자를 들고 찾아 온다. 그는 살인자 머틀에게 온 개인 소품은 마을의 경찰 자격으로 자신이 함께 봐야 한다면서 상자를 개봉한다.
마을에 온 첫날, 머틀의 의상을 상자 안의 드레스와 패션 아이템에 환장하는 그에게 몰리는 밖으로 나가 거울나무에 비춰 보라고 한다. 패럿은 옷감을 몸에 두르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 나무에 비춰보며 즐거워 한다.
나무 주위로 군집을 이룬 거울들은 머틀이 힘들게 거울을 옮기는 것을 보고 테디가 옮겨 놓은 것이다.
다시 집 안으로 들어온 패럿은 사실 스튜어트 아빠인 에반이 머틀을 쫓아내라고 했던 것을 털어 놓는다. 자신의 특이 취향을 알아내 상사에게 보고하겠다고 협박을 하며 진실에 다가가는 것 조차 막아버렸다고도 말이다.
한편, 머틀에게 드레스를 맞춘 거트는 파티때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전에는 본체도 안했던 윌리엄이 거트에게 반해 춤을 신청하고, 둘은 단번에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기로 한다.
거트가 입었던 드레스가 너무 아름다워 던가타 마을의 여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머틀네로 가서 옷을 맞추기 시작한다. 머틀이 동네로 돌아오고 난 후 멋쟁이가 된 마을 여자들. 그러나 머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에반 페티슨은 새로운 디자이너 우나를 고용해 반전을 꿰한다.
머틀은 지난 25년 간 어머니를 챙겨주었던 풋볼플레이어 테디와 데이트를 하며 부쩍 가까워 진다. 그는 살인자라는 루머가 도는 머틀이 겁나지 않는다며, 스스로 저주에 걸렸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너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하는 머틀. 테디는 그런 그녀에게 도망가서 살자고 하지만 머틀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에반 페티슨의 외압으로 웨딩 드레스를 새로 온 디자이너 우나에게 부탁한 거트는 촌스러운 리본 장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가, 거트와 윌리엄의 결혼을 반대하는 윌리엄의 엄마가 한사코 윌리엄이 거트의 웨딩드레스를 보게 하려고 미행하듯 따라 붙자 머틀네로 피신한다.(서양은 결혼 전 신랑이 신부드레스를 보면 불길하다는 미신이 있음).
그러나 머틀네까지 따라온 윌리엄 모자. 거트는 머틀이 만들어준 아름다운 드레스로 바꿔입고 등장하고, 그 모습을 본 윌리엄은 거트와의 결혼 결심을 확정 짓는다. 그리고 곧장 테디에게로 가서 결혼식 날 들러리로 서 줄 것을 부탁한다.
테디는 들러리때 입을 수트를 머틀네서 맞추고, 다시 한 번 도망가서 살자고 하지만 머틀은 아직도 조심스럽다.
마을 사람 대부분이 거트&윌리엄의 결혼식때 입을 드레스를 다 머틀네서 맞추고, 스튜어트 엄마인 마리골드 까지도 드레스를 맞추러 온다. 마리골드는 아직 머틀이 살인 혐의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 머틀에게 자신의 아들이 죽을때 뷸라 해리딘 선생이 옆에서 모든 걸 봤다고 했다고 한다.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게 된 머틀은 패럿 경사를 찾아가 그 당시 뷸라의 진술서를 보여달라고 하고, 결혼식 당일 모두가 아름다움을 뽐내는 동안 뷸라 선생의 교실로가 거짓 진술에 대해 추궁한다.
기억의 단편들과 증거들을 도합해 볼 때, 자신은 살인자가 아님을 확신하게 된 머틀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는 결혼식 장으로 달려 간다.
이 때, 아무 것도 모르는 마리골드에게 뷸라 선생이 사실은 머틀이 살인자였다고 말해주고, 마리골드는 오열하며 머틀을 저주한다.
머틀은 패럿 경사에게 뷸라의 진술이 허무맹랑하다며, 도대체 무슨 권리로 자신을 이 마을에서 추방을 시켰느냐고 따져 묻고, 패럿은 사실 에반 페티슨이 머틀의 친부이므로 아버지의 권리고 내 쫓은 것이라 말한다. 충격을 받은 머틀은 그럼 자신이 범인이 아닌 것을 알지 않느냐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결백을 밝혀달라고 하지만, 패럿은 한 발 빼며 다른 사람들은 다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고 그곳엔 머틀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배신감을 느낀 머틀은 도망치듯 식장을 빠져나오고, 테디의 형인 바니는 "머틀은 잘못 없다. 머틀은 피했다." 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울며 도망 간 머틀의 뒤를 쫓아가는 테디는 매번 애들이 어떻게 머틀을 괴롭혔었는지 떠올려 보라고 한다.
머틀은 팔다리를 다른 친구들이 잡고 스튜어트가 황소처럼 머틀의 배를 들이받는 행동을 자주 했었음을 기억해 낸다. 그 날, 아이들에게 쫓겨 머틀이 풍차 위로 올라간 날에도 스튜어트는 집요하게 머틀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렸다가 낚아 채 벽에 세워두고 또 머리로 배를 들이 받으려고 한다. 머틀은 이 순간의 기억을 '죽기만을 기다리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단 둘만 있었을 때는 팔다리를 제압할 다른 아이들이 없었으므로, 스튜어트가 자신을 들이받기 전 옆으로 피했고, 스튜어트는 그대로 벽을 들이 받고 죽은 것.
모든 것은 명확해 졌다. 자신이 살인자일 지도 몰라 함부로 사랑도 못했던 머틀은, 계속되는 테디의 사랑과 고마움에 다시 사랑이란 걸 시작해보려 한다. 그러나 습관처럼 자신은 저주받았다고 말하는 머틀의 말에 그런게 아님을 증명하려고 테디는 창고안으로 뛰어들고 빠져나오지 못해 죽고만다. 테디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남자임을 증명하려고 쥐가 들끓는 창고 안으로 뛰어들곤 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운이 나빴다.
또다시 죽음을 목격한 머틀.
테디의 엄마는 머틀에게 염을 부탁하고, 머틀은 검게 변한 테디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그러나 마을사람들에 의해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도 거절당한다
마을엔 다시 머틀에대한 소문만 무성한데, 몰리가 그들에게 가서 테디는 당신들이 죽였다고 한다.
사랑만 믿고 증오에 맞선 대가로 죽은 것이라고.
여름 드라마 어워드 준비로 한창인 던거타.
마을사람들은 맥베스 연극을 하기로 했다며 머틀에게 무대의상을 부탁한다.
그들의 옷을 만드느니 차라리 죽여 버리는 편이 낫다며 흥분하는 머틀에게 몰리는 차라리 쫓겨난게 다행이라고, 아니었다면 이 우울한 언덕에 쳐박혀 숨어만 지냈을거라며 지금 뭔가 만들어 내는 니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그리고 딸 몰래 윈옙 드라마 클럽에 머틀이 의상제작을 맡아 주겠다는 편지를 쓴다.
그러나 윈옙 드라마 클럽에 편지를 보내러 갔던 엄마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죽고 마을 사람 중 패럿만이 애도를 표한다. 그리고 둘은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는 생전 엄마가 좋아했을 법한 음악을 듣는다. 언덕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자 몰래 염탐하러온 뷸라는 술취한 머틀이 던진 축음기에 맞아 엉망이되고 이내 요양원으로 떠나게 된다.
늙은 의사는 등이 굽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한 번 걸으면 멈출 수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 의해 멈춰져야 하는데, 휠체어를 탄 아내는 제동 기어 역할을 하지 못해 매번 현관 앞에 쿠션을 깔아 놓는다. 어느 날,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쿠션이 없어져 늙은 의사는 멈추지 못해 뒤 뜰 도랑에 쳐박혀 죽고 만다.
늙은 의사의 부인은 손에 통증이 있었는데 머틀이 준 케잌을 먹고 어느 순간부터 통증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마을사람들이 알게되고, 그 케잌의 냄새를 맡아 본 사람이 대마초향이 난다고 머틀의 짓이 분명하다며 또 마녀사냥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패럿은 머틀 대신 죄를 뒤집어 쓰고, 체포 당일 화려한 옷을 입고, 자신이 그린 외설스러운 그림을 마을 사람들에게 돌리며 자신의 특이 취향을 만천하에 알린다. 패럿은 머틀의 결백을 알면서도 지켜주지 못했음에 항상 미안함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대마초 케잌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거짓 진술을 하고, 결국 그 죄책감을 덜음과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고백하며 한결 솔직한 사람이 된다.
스튜어트 엄마 마리골드는 에반이 우나와 외도를 했다는 사실, 그리고 몰리를 강간하여 낳은 딸이 머틀이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자신을 신경증 환자로 몰아 꾸준히 약을 먹여온 남편을 잔혹히 살해한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 헐뜯다 연극을 망치고, 그 사이 머틀은 동네에 불을 지른다. 자신의 집에 기름을 붓고 라이터를 던진 후, 붉은 옷감을 마을 쪽으로 굴려 마치 레드카펫 처럼 보이는 심지를 만들어 놓는다.
결국 자신의 집을 시작으로 서서히 잿더미로 변해가는 동네를 바라보는 머틀.
여름 연극제로부터 돌아온 마을 사람들은 잿더미가 된 동네를 바라보며 아연실색하고, 머틀은 유유히 역으로 가 멜버른 행 기차에 올라 탄다. 마을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쓰레기를 태우나 보죠?' 하고 묻는 역무원에게, '그럼 이제 쓰레기는 남지 않겠군요.' 라고 대답한다.
늑대가 나타났다!
배경은 1950년대 호주 던가타 시골 마을.
25년 전, 살인 죄로 마을을 떠났던 여성이 마을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실제로도 충격으로 그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해 마을 사람들에게 조금씩 정보를 얻으며 기억의 퍼즐을 맞춰 간다.
결국 본인이 살인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누명을 벗으려고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자신의 신념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머틀은 늑대다. 마을에 불안과 위기감을 불러 일으켜 통치하기 쉽도록 고안해 낸 가상의 적, "늑대"를 만들어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간 것 처럼 마을 사람들은 25년 전 그 때의 일, 그리고 머틀에 대해 금기시 하며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그네들 끼리 똘똘 뭉쳐 마을 공동의 평화를 창조해 낸다.
하지만, 모래 위에 쌓은 성은 쉽게 무너져 버리는 것.
극의 후반으로 치달을 수록, 이 집단의 갈등은 커져 수면 위로 올라오고 여름 연극제 때 제대로 터진다. 그 시각 실제로 마을도 불에 타 잿더미가 된다. 돌아올 곳을 잃은 주민들은 그들이 이방인 처럼 대했던 머틀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반성은 그들의 몫이지만.
머틀은 진실을 호도하고, 거짓을 바로 잡지 않는 이기적인 집단에 스스로 처벌을 내린다.
이러한 집단의 폐쇄성과 이기주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질병이 되었다. 은퇴한 노부부가 시골으로 귀농했을 때, 새로운 이웃이 이사왔을 때, 전학생이 처음 등교한 날, 경력직이 새로 이직을 했을 때, 모두들 겪게 되는 집단 히스테리다.
모두 자기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기 싫어 하고, 동조하지 않으면 본인이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이기주의를 바탕으로 한 작전상 "협조"라는 불의에 동참하고 만다. 개인의 도덕과 양심은 기득권의 권력에 무너지고 결국 "안전한" 가해자의 범주에 스스로를 몰아 넣고 마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렇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뷸라 선생은, 마을의 권력자인 에반 페틴턴에의 과잉 충성으로 거짓된 진술을 해 어린 소녀를 살인자로 만들어 버린다. 패럿 경사도 미심쩍은 정황에 대해 묵인하고, 마을의 주류가 결정한 대로 따르는 앵무새가 된다.
그리고 사건의 숨겨진 목격자 바니 또한 마을에서 쫓겨나는 것이 두려워 진실을 말하지 아니하여, 10살 난 소녀 머틀은 마을의 집단 이기주의의 희생양이 되어 제물로 바쳐진다.
25년 후, 머틀은 의상 제작자가 되어 마을 여자들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지만, 마을 사람들은 머틀의 노력은 인정 않고, 원래 아름다웠던 것 마냥 점점 오만해 진다. 살인자라는 멍에를 지고, 마을의 갈등을 등에 업고 희생양으로서 25년 간 마을을 떠나 있었던 그녀에게 사죄나 위로 대신, 아름다움을 갖고자 하는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파리 떼처럼 달라드는 사람들.그 때는 뒤돌아 섰던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바꿔 머틀에게 다가오게 되는게 아이러니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거짓에 묵인하고, 권력에 붙어 먹는 대가로 "안정"을 찾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에게 총 대신 재봉틀로 복수를 시작한 머틀.
폐쇄적인 집단의 소름끼치는 이기주의는 우리 사회의 그것과 상당히 닮아 있다. 누군가를 피해자로 모는 일에 동조하지 마라. 다음 타겟이 누구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만들어진 자유를 택하는 달콤함은 독재에의 편승이다. 인간의 자유 의지 없이 권력에 의해 통치되고, 불의가 개인의 도덕을 지배하는 삶이 과연 자유라 할 수 있을까?
모두가 자신의 가치관에 의해 의지를 피력한다면 막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기득권과 주류, 편중된 권력 등에 맞서는 용감한 사람들이 많아 진다면 사회의 희생양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