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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dreamer Sep 16. 2023

연하(남)일기6

그들만의 리그

친구와 와인을 마시고 있는데 그 녀석의 톡이 왔다 .

모해?? 응 친구랑 저녁 먹으면서 와인한잔 하구 있지

또 취하겠네 ㅎㅎ

친구와 얘기하는 동안에도 중간 중간 그와 톡을 주고 받았다 .

누나 나도 집에 왔어 . 할게 없네 . 난 …

응 나두 이제 가는 중 ..

왠지 우리 만닐까 라고 내가 얘기해주길 바라는 듯 하다 .

첫만남의 그 직직남은 어딜가고 자꾸만 내가 먼저 만나자고 하길 유도만 하는게 짜증이 나서 난 그냥 모른 척 해버렸다 .

나 피곤 해서 오늘 일찍 자려구 ..

니가 ? 불금에 피곤해서 일찍 잔다구 ? 너무 뻔한 거짓말에 나는 애써 그래 빨리 자 라며 톡을 마무리했다 .

나도 잠자리에 들었고 한밤중에 온 그에 멧세지에는

결국 형들이 불러서 나왔지 뭐야 . 술마시러 ㅎㅎ

자랑하는 건가 ? 약 올리는 건가 ? 밤새노는 청춘이란 걸 알리면서 날 열받게 하려는 걸까 ? 굳이 한밤중에 나와 술마시고 있다는 걸 내게 알린 이유는 뭐였을까 ?


아마 와인을 마시고 집에 왔다는 내 말를 믿지 않고 나도 어딘가에서 더 술을 마시다 자신을 불러 주길 바랬던 걸까 ?

그래서 술이 취한 내가 자신과 함께 밤을 보내 주기를 ..


난 짜증이 나서 톡도 무시하고 있다가 늦게 일어나서 중요한 일정에 늦었다는 그에 톡에 왜그러니 진짜 라고 보내버렸다 .아주 짧게 ..


요즘 20대 남자들은 코뿔소처럼 돌진하며 안돼요는 곧 돼요라며  들이대던 과거 남들과는 다른 종이라고 친구들이 얘기해 주었다.그렇게 단답을 하거나 자신에게 가끔 선톡을 안해주면 금방 떨어져 나간다구 ..


그래서 였을까 ? 그 이후에 그는 답이 없다 . 하루가 지났다 . 이틀 그리고 사흘 .

난 그들의 세상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니 그를 .

이게 요즘 애들이 탄다는 썸이구나 . 이도 저도 아닌 답답하고 설레는 관계 . 끊임없이 서로의 감정을 살피며 온도 조절을 해야 하는 피곤한 관계 . 언제 말없이 사라져도 원망이나 불평도 할 수 없는 관계 ,서로에게 어떤 의무도 없는 그런 관계 ..

그러니 난 촌스럽게 우린 무슨 사이 인지 물어선 안된다 . 사흘쯤 지나자 그냥 이렇게 끝이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앤 역시 너무 나이 많은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마 그 멋진 얼굴과 미소로 나 말구도 여러 명을 홀리고 다니겠지 .

쉽게 넘어와 줄거라 생각했던 이 나이 많은 누나가 의외로 공을 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그냥 그렇게 사라져 버리기로 한거겠지 .

한참 술마시고 노는 나이에 다른 어란 여자와 언제 커플이 된다해도 이상한 일은 아닐테니까 .

시간이 흐르면서 한번은 더 혹시 내가 눈치없이 차갑게 해서 전의를 상실 한 것인지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먼저 톡을 보냈다 . 사흘만에

누나랑 이제 말 안하기로 했어 ? ㅎㅎ

뭐래애애애 . 누나가 바쁜거 같아 기다렸지 ㅎㅎ


정말 기다렸을까 ? 내 단답이 바쁘다는 걸루 생각 됬을까 ?

내가 어르고 달래가며 만나야 하는 걸까 ?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처럼 난 그저 그의 어장 속에 물고기가 된 것일까 ?

알 수 없는 20대남를 사랑하게 되서 마음고생 할바엔 지금이라도 도망치라고 머리는 말하고 있지만 이미 내 마음은 그 남자에게 걸어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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