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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두근두근 첫 대출 자서

의심병 가득했던 첫 대출 자서, 그리고 생애 내 첫 집

by 수수

경락자금대출은 일반 창구에서 취급하지 않기도 하고, 또 전화로만 진행을 하니 상대방이 진짜 믿을 만한 사람인지 알기 어려웠다. 대출 상담사가 정말 정식 상담사가 맞는지 조회하는 방법이 있다.


은행연합회에서 운영하는 대출 상담사 조회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서 이름과 등록번호를 조회하면 정식 상담사 여부를 알 수있다.

https://www.loanconsultant.or.kr/


나같은 경우는 대출 자서하기 전에 대출상담사님의 명함 사진을 문자로 전달 받았고, 거기에 있는 등록번호를 검색하니 해당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나중에 자서시 실물 명함도 추가적으로 전달 받음)


그래도 의심병이 많았던 나는 지점에 가서 직접 자서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H은행이랑 모 은행 외 다른 은행들은 지점에서 경락잔금대출 자서를 못하게 하고 있어서 대출이 실행될 지점에 가더라도 인근 사무실로 따로 이동해서 자서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라도 할까 했는데 해당 지점이 의정부에 있고 나는 강서구에 거주 중이었으므로 아무래도 이동이 어려울 것 같았다. 상담사님 설명을 들어보니 자서를 하면 상담사가 대출 서류를 가지고 해당 법원 근처에 있는 은행 지점으로 가서 서류 처리를 한다고 하시길래 그러면 그냥 법원 인근에서 자서를 하기로 했다.


자서를 위해 필요한 서류들이 정말 많았다.

1. 인감도장

2. 인감증명

3. 주민등록등본/초본

4. 가족관계증명서

5. 신분증

6. 재직증명서

7.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8.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9. 입찰보증금영수증 사본

10. 대금납부통지서 사본

11. 매각허가결정문 사본

12. 낙찰받은 물건지 전입세대확인서

13. 현재 점유 중인 임차인의 배당요구신청서, 임대차 계약서


준비할게 많다보니 혹시나 실수를 할까봐 거듭거듭 확인해야 했다. 대금납부통지서는 우편으로 받을 수 있는데, 대출 자서일까지 우편이 도착하지 않아 법원에 직접 발급 받으러 갔고 매각허가결정문도 같이 직접 발급 받았다. 전입세대확인서의 경우 사본으로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급 받을 수 있다. 그리고 13번은 추후 추가 제출 요청 받은 건인데 제출 요청 후 담당자가 휴가 가는 바람에 대출 신청이 1주 밀렸고 그 동안 금리가 약간 내려간 덕분에 좀더 싼 금리로 대출 실행이 가능했다.


그리고 대출 실행 일정이 잡히면 법무사와의 연락이 시작된다. 여기서 등기, 세금납부 등등을 대행해 주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볼때 법무사 견적이 눈탱이니 뭐니 말이 많았는데, 나는 대출 상담사가 법무사 수수료 저렴하게 해주겠다고 제시한 n십만원 금액이 있었는데, 나같은 문외한이 봐도 무리한 금액은 아니라 따로 네고 없이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대출 실행일에 법원에서 법무사 사무장과 만나기로 했고 그 분이 알아서 호다닥 처리를 다해주셨다.(5분도 안 걸린듯) 뭔가 굳이 만나서 대출 실행하기로 한거에 비해 너무 속전속결로 끝나니 뭔가 허무하기도 했다.


등기 신청은 언제 처리되냐 물었더니 일주일 정도 걸릴거 같고 관련 서류는 등기로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진짜 딱 일주일 후 등기부 등본에 내 이름이 올라갔고 법무사 비용 영수증, 세무서 안내문 등등등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동산 등기권리증까지 등기로 받아볼 수 있었다.


앞서 법원, 은행, 법무사 여러 곳을 거치며 안달복달한 것에 반해 아주 심플하게 서류상으로 내 집이 생겼다는 증명이 생겼다. 드디어 내 명의로 된 집이 생긴건가 싶어서 기분이 오묘했다.


나의 생애 첫 집은 나보다 나이 많은, 어느 아파트 한 호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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