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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민 Oct 20. 2023

멈출 용기

만남과 헤어짐에 관하여....

내가 여기서 멈출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아버지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돌아온 아들을 맞아 잔치를 열어준 그 탕자의 아버지!

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시며 나의 필요를 늘 채워주시며 나의 연약함까지 아시는 그 아버지!

그 아버지의 품이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난 언제든 상처 입은 몸과 마음으로 달려가면 된다.

늘 그렇듯 괜찮다! 잘했다! 내가 널 사랑한다! 하시는 내 아버지!


20대의 그 풋풋함이 살아 있던 그때,

그때에는 이사랑이 아님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했던 이유는 돌아갈 곳이 없었다.

날 받아줄 그 아버지를 몰랐었다.

사랑에 자존심을 걸었고 돌아서기에 용기가 없었던 그런 어린 시절이었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고 이별도 했으며 또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나에게 사랑의 기회가 온다면

온유하고 겸손하며 내가 좋아하는 그 아버지를 그도 알았으면 좋겠다.

세상의 눈으로 세상의 마음으로 만난다며 우리는 한 시간도 행복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다시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면 자존심을 걸지 않을 것이며

신념을 걸지 않을 것이며

사랑받기 위해 나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을 것이며

사랑받기 위해 내 장점만 보이지 않을 것이며

청사진만 보여주지 않을 것이며

현재 이 자리에 서있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이리라..


여하튼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 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 사람이 전부일 것 같아도 지나고 나면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될 때 그 관계를 멈출 용기,

그 용기가 나에게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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