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닐지도 몰라

- 결핍에 대해 생각하기

by 서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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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아시는 지.


한 달에 영화를 20편 정도 본다. 열심히 보면 한 달에 딱 20편까지는 볼 수 있더라. 유명한 영화중에서도 안본 것들이 너무 많아, 조금 억지로 챙겨본다는 것이 영화에 푹 빠져들게 됐다.


탈룰라 씬으로 유명한 ‘쿨 러닝’은 아주 오래전부터 봐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던 작품이었다. 최근 진지한 영화를 연달아 봤더니, 정신적으로 피로하기도 하고 몰입에도 힘들어서 가벼운 영화들을 보기로 했다.


자메이카에서 달리기 대표가 되려던 주인공은, 선발전에서 불의의 사고로 떨어지게 되고.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봅슬레이팀을 꾸려 출전한다는 실화 기반의 코미디 영화다.


진부하다고까지 하기는 싫지만 영화는 그냥 그저 그랬다. 이미 비슷한 류의 영화들을 너무 많이 본 탓에 조금 뻔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적당히 영화를 해치운다는 마음으로 보기로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나오는 한 장면만은 나를 멍- 하게 만들었다.


극 중 자메이카 팀의 코치를 맡은 남자는 금메달리스트였는데, 선수시절. 올림픽 대회에서 승리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썰매에 짐을 실어 무게를 늘린 부정을 저질렀다. 그 때문에 금메달은 반환됐고, 국가와, 당시 코치, 동료들의 원수가 됐다.


쿨 러닝의 주인공 데리스는 영화 막바지, 대회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당시 왜 부정을 저질렀는지 코치에게 묻는다.

코치는 질문에 ‘이겨야 했다.’고 대답했다. 평생 이겨왔고 앞으로도 이겨야했기 때문에. 승리해야 했다고.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데리스는 다시 한번 묻는다.


‘이미 두 번의 금메달을 따고, 모든 걸 이뤘잖아요.’

그리고 이어지는 코치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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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더라.


내 외로움의 이유가 떠나간 사랑 때문이라면.
사랑이 떠나가서 외로운 거라면, 그게 있어도 외로울 수 있겠다.


중요한 건 내 외로움을 채워줄 새로운 사랑이 아니라, 그냥 나 자체로 충분한, 그런 충만한 삶이고. 결국 나를 사랑하는 그 어려운 일부터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


실제로 나에게 집중하면서 흐려진 그녀의 기억처럼. 우리는 이별을 치열하게 아파해야하면서도, 그간 잊었던 ‘나’를 사랑하는 일을 꿋꿋이 해나가야 한다는 가벼운 다짐을 다시 해봤다.


무언가 없어서 결핍을 느낀다면, 그게 있어도 결핍일 거라는 코치의 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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