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STYMOON Dec 19. 2016

이별일기#01

첫번째

간밤에 친구와 술을 진탕 먹은 탓에 새벽부터 깼다

푸르스름한 새벽부터 나는 네 생각에 사로잡혔다

숨이 콱 막혀왔다

이제 너와 난 모르는 사이보다 더한 사이가 되었다


아침마다 안부묻던 너는 이제 없다

자기전에 전화하던 너도 이제 없다


나는 아침부터 밤까지 총 다섯번을 대성통곡했다

함께했던 여름휴가지에서 주운 조개껍질이 갑자기 떠올라 버리려고 주섬주섬하다 한번

직장이 한가해 참다 참다 기어이 화장실서 한번

친구를 만나 매운 칼국수를 한 젓가락 먹다 한번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을버스에서 한번

또 다른 친구와 술 먹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한번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너도 나처럼 힘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아무 신경도 안쓸 네가 밉다


다시 만나고 싶지도 않고 더 잘해볼 마음은 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난 눈물이 나고 오열하며 산다

왜 울고 싶은 건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마냥 힘들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내일이 오는 게 두려워 쉽사리 잠이 오질 않는다


나는 아침이 제일 두렵다

네가 더이상 없는 그 아침이

이전 09화 우린 이렇게 이별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