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간밤에 친구와 술을 진탕 먹은 탓에 새벽부터 깼다
푸르스름한 새벽부터 나는 네 생각에 사로잡혔다
숨이 콱 막혀왔다
이제 너와 난 모르는 사이보다 더한 사이가 되었다
아침마다 안부묻던 너는 이제 없다
자기전에 전화하던 너도 이제 없다
나는 아침부터 밤까지 총 다섯번을 대성통곡했다
함께했던 여름휴가지에서 주운 조개껍질이 갑자기 떠올라 버리려고 주섬주섬하다 한번
직장이 한가해 참다 참다 기어이 화장실서 한번
친구를 만나 매운 칼국수를 한 젓가락 먹다 한번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을버스에서 한번
또 다른 친구와 술 먹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한번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너도 나처럼 힘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아무 신경도 안쓸 네가 밉다
다시 만나고 싶지도 않고 더 잘해볼 마음은 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난 눈물이 나고 오열하며 산다
왜 울고 싶은 건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마냥 힘들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내일이 오는 게 두려워 쉽사리 잠이 오질 않는다
나는 아침이 제일 두렵다
네가 더이상 없는 그 아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