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쉬운 이별
점점 줄어가는 연락
점점 줄어가는 손길
늦은 귀갓길 안부를 묻지 않는 너
모든 것이 다 이별을 향하고 있었는데
여태 나만 몰랐다
너라는 찬란함에 눈이 어두워
내가 어디까지 혼자서 걸어가고 있었는 지를
나만 몰랐다
빛도 없이 혼자가 되고서야 그때서야 알았다
관심이 사라져 연락도 줄어든 것 같단 말
가슴이 뛰는 그런 연애를 하고 싶단 말
사랑하는 마음이 줄어들었다는 말
연애할 상황이 아니라서 그렇다는 말
더 멀리 갈수록 그 마음이 더 줄어들 것 같단 말
비겁하게 너한테 이런 상황을 말하게 되는 자신이
참 나쁜 남자라고 울먹이는 못된 너
그 어떤 말도 지금 우리의 연애가 끝났단 사실의 변명이 될 순 없다
끝까지 착한 사람이고 싶어서
끝끝내 헤어지잔 말을 못해 내 입에서 기어이 끄집어내는 너
너는 참 못됐다
나 또한 권태로웠고 설레고 알콩달콩하고 싶었다
너였기에 다 감내했고 이런 것도 사랑이려니 했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나는 널 사랑했다
나는 너를 참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너를 좋아했던 내가 너무 가엾다
한때 함께 찬란했고 사랑스러웠고
모든 게 행복하고 즐겁게 느끼던 그런 내가
너무 가엾고 불쌍하고 안타까워 눈물이 난다
처음 하는 이별은 아니기에
빨리 이 모든 것이 지나가길 바라는 내가
너무나도 비참하다
이렇게 구겨진 나는 너를 참 좋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