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고 무덤덤하게 지나가는
연락이 없다
일이 바빠서
계속 사람들이랑 있어서
라는 그 어떤 이유도 없이 이젠 그냥 연락이 없다
먼저 해볼까 고민하다가도
늘 내가 먼저였단 사실에 지쳐 다시 폰을 내려놓는다
어디 다쳐서 연락을 못하는 건 아닐까 하다가도
김이 빠져버리고
폰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하다가도 화가 난다
연락없이 지내도 괜찮아지고
서로가 무심하고 일상조차 공유하지 않는
이런 게 과연 연인의 관계인가 라는 회의감마저 든다
그래서 먼저 손을 놓아버릴까 하다가도
헤어진 이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면 그만 슬퍼져서
오늘도 난 여태 연락을 기다려본다
하지만
아마도
오늘이 가기 전 먼저 연락하는 건 내가 될 것이다
반복하다보면 언젠가 마음이 닳고 닳아
헤어짐이라던가 그만하자라던가 이별이라던가
그런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것도 몇번째일까
슬프고 아쉬운 내 사랑의 끝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