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대피가 답은 아니다
4일 오후 7시 56분, 전남 목포시 옥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기방석에서 시작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인원 49명과 장비 21대를 투입해 약 1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화재 당시 주민 6명이 옥상으로 대피했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소방당국은 전기방석에서 화재가 시작됐다는 신고 내용을 토대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아파트 화재에서 가장 위험한 건
불이 아니라 ‘무조건 대피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주민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선택은 대피다.
하지만 고층 아파트에서는 이 선택이 항상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는 불보다 훨씬 빠르게 이동한다.
특히 계단과 복도는 연기가 집중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연기 속으로 이동하는 순간 시야가 급격히 제한되고
호흡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불이 난 세대보다
대피 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해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고층 아파트 화재에서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 위치가 안전한지 판단하는 것이
생존을 좌우하는 선택이 되기도 한다.
아파트는 세대별로 천장까지 방화 구획이 형성된 구조다.
즉, 한 세대에서 발생한 화재가
곧바로 옆 세대로 확산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
자기 세대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무조건 외부로 대피하는 것보다
집 안이나 대피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
대피공간은 화재나 긴급 상황에서
일정 시간 동안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공간이다.
방화문은 화염을 차단하고
연기가 유입되는 것을 늦추는 기능을 한다.
또 일부 아파트에는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어
필요시 외부로 피난이 가능하며,
환기 설비를 통해 유독가스 축적을 늦추도록 설계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대피공간이 창고로 사용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 경우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생긴다.
(※ 설치 여부는 아파트 구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아파트 화재에서는 ‘무조건! 어디든 도망치는 것’보다 ‘어디로? 어떻게 피난할 것인가’가 생명을 가른다.
소방 뉘우스는
속보를 전하지 않습니다.
그날의 화재를, 하루쯤 늦게 돌아보며
소방관의 시선 하나만 기록합니다.